[천자칼럼] 흡연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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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가 사악한 것'이라고 담배에 대한 해독을 처음으로 경고한 사람은 바돌로뮤 드 카사였다. 그는 콜럼버스와 동행하면서 미 대륙의 원주민들이 의식용과 의약용으로 사용하던 담배를 유럽에 소개한 사람인데,진작부터 담배의 중독성을 간파했던 것 같다.
담배의 유·무해에 대한 논란은 17세기 중반 영국인 의사들이 담배의 폐해를 학문적으로 설명하면서 유해한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담배가 유럽 각 나라의 전매품으로 취급되면서 담배논쟁은 종지부를 찍었다.
20세기 들어서도 담배의 해로움은 계속 제기됐으나,담배회사의 저항에 부딪쳐 번번이 무산되곤 했다. 담배 규제에 대한 결정적인 계기는 1964년 미국 연방정부의 공중위생국이 마련했다. '니코틴이 중독을 일으키는 약물'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를 근거로 이듬해에는 담뱃갑에 경고문을 부착하는 법이 통과됐다.
이제는 각국이 경고문은 물론 사진까지도 부착하고 있다. 그 내용도 점점 강경해지고 있다. "흡연은 당신의 건강을 해칠지 모른다"에서 "당신을 죽이고 있다"는 직설적인 문구를 달고 있다. 흡연경고 그림은 더욱 살벌하다. 폐암이 걸려 입에 산소호흡기를 꽂고 있는 환자의 사진이나 썩어 들어가는 구강의 흉칙한 모습을 싣고 있다. 보기만 해도 섬뜩할 지경이다.
앞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시판되는 담뱃갑에도 흡연경고 그림이 실린다고 한다. 보건복지부가 흡연의 유해성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어제 입법 예고했는데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것 같다. 위협적인 흡연경고 사진을 넣고,문구도 모호한 내용이 아닌 금연의지를 강하게 하는 내용을 담는다고 한다.
담배의 진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금연인구가 줄어가는 추세이긴 하다. 그렇지만 여성이나 청소년의 흡연인구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한다. 아직도 과거 은막의 요정들이 뿜어댔던 매혹적인 연기에 취해 있거나,아니면 거칠고 모험적인 '말보로 카우보이'의 향수에 젖어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담배의 유·무해에 대한 논란은 17세기 중반 영국인 의사들이 담배의 폐해를 학문적으로 설명하면서 유해한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담배가 유럽 각 나라의 전매품으로 취급되면서 담배논쟁은 종지부를 찍었다.
20세기 들어서도 담배의 해로움은 계속 제기됐으나,담배회사의 저항에 부딪쳐 번번이 무산되곤 했다. 담배 규제에 대한 결정적인 계기는 1964년 미국 연방정부의 공중위생국이 마련했다. '니코틴이 중독을 일으키는 약물'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를 근거로 이듬해에는 담뱃갑에 경고문을 부착하는 법이 통과됐다.
이제는 각국이 경고문은 물론 사진까지도 부착하고 있다. 그 내용도 점점 강경해지고 있다. "흡연은 당신의 건강을 해칠지 모른다"에서 "당신을 죽이고 있다"는 직설적인 문구를 달고 있다. 흡연경고 그림은 더욱 살벌하다. 폐암이 걸려 입에 산소호흡기를 꽂고 있는 환자의 사진이나 썩어 들어가는 구강의 흉칙한 모습을 싣고 있다. 보기만 해도 섬뜩할 지경이다.
앞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시판되는 담뱃갑에도 흡연경고 그림이 실린다고 한다. 보건복지부가 흡연의 유해성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어제 입법 예고했는데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것 같다. 위협적인 흡연경고 사진을 넣고,문구도 모호한 내용이 아닌 금연의지를 강하게 하는 내용을 담는다고 한다.
담배의 진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금연인구가 줄어가는 추세이긴 하다. 그렇지만 여성이나 청소년의 흡연인구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한다. 아직도 과거 은막의 요정들이 뿜어댔던 매혹적인 연기에 취해 있거나,아니면 거칠고 모험적인 '말보로 카우보이'의 향수에 젖어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