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에서 대박주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뚜렷한 모멘텀이나 펀더멘털 없이 급등하는 경우 결국 급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추격 매수나 묻지마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테마주 등 줄줄이 '대박'

삼원정밀금속9일 오후 2시23분 현재 전날보다 695원(14.93%) 오른 5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흘째 상한가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 705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으니 지금은 7배가 넘게 상승한 셈이다. 지난달 이상급등종목으로 지정됐지만 이후에도 급등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삼원정밀금속은 올해 들어서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주가급등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를 3차례나 받았다.

경영권이 장외 휴대폰 충전기 제조업체인 디지털파워에 매각되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됐지만, 회사측은 이후 2차례의 조회공시 답변에는 주가급등 사유가 없다고 밝혔다.

에스켐은 전날까지 10일 연속 상한가에 올랐다.

지난 21일 5200원이던 주가가 연일 계속된 고공 행진에 2주일여만에 4배가 넘게 뛰었다.

9일 오전에도 2만3900원으로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지만 오후 들어 상승 탄력이 둔화되며 주춤거리고 있다.

이 회사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는 박병수 수암재단 이사장이 경영권을 인수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급등세를 보였다.

박병수씨는 장외매수를 통해 에스에프인베스트먼트로부터 주식을 양수받아 에스켐 지분 18.06%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금형부품업체 루보 역시 3개월동안 4배가 올랐다. 연초 4200원이던 주가는 전날 1만5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루보는 최근 3번의 조회공시 요구에 모두 주가급등 사유가 없다고 답변했다.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업체인 유니보스도 대박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 시각 현재 7일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연초 시가(460원) 대비 주가는 3배 가량 올랐다.

유니보스는 최근 경영권을 아이옵수가 인수한 바 있지만, 지난 6일 주가급등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에는 급등 사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최근 붐을 형성하고 있는 자원개발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는 이유만으로 급등하거나, 특정한 이유없이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가 치솟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 지난해 '대박주' 올해는 '빌빌'

반면 지난해 소위 '대박주'로 눈길을 끌었던 종목들의 올해 성적표는 형편없다.

자원개발주의 대장격으로 지난해 말 코스닥 최고 스타주로 떠오른 헬리아텍이 대표적인 사례.

지난해 9배에 이르는 급등세를 기록했던 주가는 올 초까지 오름세를 이어가는 듯 했지만 2월 들어선 연일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무상증자와 액면분할 등을 거치면서 1만원대로 낮아진 주가는 9일 현재 5000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지난해말 분위기에 편승해 뒤늦게 헬리아텍의 주식을 사들였던 투자자라면 낭패를 봤을법 하다.

역시 대체에너지 개발 등 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매기가 집중됐던 유아이에너지도 올들어 상승세가 꺾이면서 지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12월 8000원까지 올랐었던 주가는 6000원대에서 출렁임을 지속하다 최근 7000원대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윈도비스타 관련주로 각광을 받았던 제이엠아이 역시 연초 이후 줄 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말 7140원을 꼭지점으로 8일 종가는 3900원까지 밀려나 고점 대비 주가 하락률이 46%에 이른다.

제이엠아이와 함께 다우데이타, 제이씨현 등 강력한 테마를 형성했던 윈도비스타 관련주들은 정작 제품 출시 후 '약발'이 다하며 밀려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4배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던 금속 열표면처리업체 케이피티의 주가도 지난해말 9500원까지 올랐지만 연초 하한가 행진을 벌이며 3000원대까지 밀려난 바 있다.

이틀 연속 가격 제한폭까지 오르면서 9일 현재 주가는 4395원을 기록 중이다.

디에스아이, 오디코프, 중앙에너비스 등 지난해 대박을 터트렸던 다른 종목들도 모두 올 들어서는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뚜렷한 이유없이 급등하는 종목들이나 테마주들은 언제 돌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 부장은 "룰렛 게임을 하듯 내용도 모르는 묻지마 투자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단기내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수익을 거두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부정보를 가지지 못한 일반 투자자들의 경우 단기 수익률에 홀려 주식을 매수했다 손해를 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정 부장은 "이런 대박주들은 주가가 상승할 때만 부각되다 망가질 때는 순식간에 망가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주가 하락은 계속 오를 것이란 믿음과 착시 현상이 나타난 후 갑작스레 나타나게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이런 대박주들만을 쫒아 잘못된 투자 습관을 가지게 되면 결국은 크게 낭패를 보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