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로벌 악재로 발생한 증시 혼란은 안정되고 있으나 다음 수순으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이 본격화되는 것 아닌가 하는 문의가 많다.

이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글로벌 악재의 실상부터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증시 혼란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지금 진행 중인 전인대를 앞두고 확인된 올해 중국의 목표성장률이다.

분명히 10% 넘는 성장세를 감안하면 올 목표성장률 8%는 강력한 긴축 기조로 읽힐 수 있으나 거품이 제기된 2004년 이후 중국 정부의 목표성장률은 계속 8%였다.

특별히 올해 더 긴축 기조가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증시 혼란을 가중시킨 것은 엔캐리 자금의 회수 우려다.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캐리자금의 이론적 토대인 피서의 통화가치를 감안한 국제 간 자금이동설에 따르면 엔캐리 자금 이동에 영향을 줄 만한 특별한 변화가 없었고 오히려 지난달 일본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엔화 가치가 더 약세를 보이는 속에 갑자기 엔캐리 자금의 회수 우려가 불거진 점이다.

이 점은 매년 3월 들어 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일본 기업들의 엔화 송금이 늘어나는 계절적인 요인을 읽어야 한다.

이달 들어 엔·달러 환율이 121엔에서 115엔대로 하락하는 과정에서 일본 기업들의 엔화 수요가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실증적으로 금리 차를 뛰어넘을 정도로 엔화가 강세가 되지 않는 한 미·일 간 금리 차가 4%포인트 이내로 줄어들지 않으면 엔캐리 자금을 청산해야 할 유인(誘因)은 적다.

일부에서 원·엔 환율 간 동조화 틀이 깨지는 것을 '실제로 엔캐리 자금이 청산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석하는 시각이 있으나 이제 하루 거래량이 100억달러가 넘어선 상황에서는 시장참여자들이 종전처럼 외화운용시 참고 지표로 엔·달러 환율만을 중시하지 않는다.

또 이번에 엔캐리 자금의 청산으로 읽힐 만큼 원·엔 환율이 따로 움직인 것은 지난해 조선업체를 중심으로 선물환을 미리 처분해 수급 여건이 크게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달러 수요가 증가할 경우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하락에 따른 하락 요인을 뛰어넘을 정도로 오를 수밖에 없다.

이번 글로벌 증시 혼란의 진짜 원인이라고 보았던 것이 미국 경제에 대한 침체 우려다.

올 들어 '골디락스'라는 용어가 다시 나올 만큼 낙관론으로 흐르던 미국 경제에 갑자기 침체 우려가 제기된 시점이 지난달 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의 발언 이후부터다.

일단 그린스펀의 발언은 그가 다시 확인해 주었듯 선제적인 차원에서 우려이지 침체된다는 것을 의미한 것은 아니다.

지난 몇 년간 미국 경제는 연초 침체 우려 속에 실제 성과는 좋은 '정(正)의 오차' 성장 국면이 반복돼 왔다.

올해도 수출 비중이 높은 유럽과 일본이 금리를 올릴 만큼 경기가 좋아진다면 최근처럼 글로벌화가 진전되는 상황에 있어서는 미국 경제만 나홀로 경착륙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결국 이번에 글로벌 증시 악재 요인은 시장에 과도하게 해석된 측면이 강하다.

이런 점이 시장에 재해석되면서 대내외 증시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글로벌 증시악재發 부동산 가격하락說'도 갈수록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와 부동산 시장을 지켜보면 악재는 악재를,호재는 호재를 낳는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또 같은 재료라 하더라도 투자자의 심리 여부에 따라 어떨 때는 호재로,어떨 때는 악재로 받아들여져 주가와 부동산 가격은 너무 오르거나(overshoot) 너무 내린다(overkill).이럴 때 증시나 부동산 투자자들이 가장 중심에 둬야 할 것은 기초 여건(fundamentals)이지 않나 생각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