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경매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미술품 컬렉터들의 '대박'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등 인기 작가 '빅3'작품에 투자한 일부 컬렉터들은 작품값이 급등하면서 수억원대의 차익을 남겼고,고영훈 김종학 강요배 사석원 최소영 등 중견·젊은작가의 작품 소장가 역시 수백만~수천만원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성공 사례=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등 '빅3'는 물론 일부 중견,신진 작가들의 작품값까지 치솟으면서 큰 폭의 차익을 남긴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K옥션 경매에서 국내 경매최고가인 25억원에 팔린 박수근의 '시장의 여인들'은 1965년 주한 미군이었던 로널드 존스씨(66)가 다른 소품(변형2호)과 함께 320달러에 구입한 후 40년간 그림을 소장하다 2005년 한국인 컬렉터에게 12억원에 팔았고,지난해 또 다른 컬렉터가 19억원에 사들였다.

박씨 작품에 투자한 이들 컬렉터는 각각 1년 사이에 7억원,6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이다.

또 박수근의 '농악'은 컬렉터 이모씨가 2002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2억원에 매입한 작품이다.

이씨는 이 작품을 5년간 소장하다 이번 서울옥션 경매에서 20억원에 낙찰받아 5년 사이에 8억원을 벌어들인 케이스.

김환기의 '점화'시리즈도 2005년 11월 경매에서 100~120호 크기가 6억9000만원에 팔렸지만 지난 9일 서울옥션 경매에서는 100호 크기가 10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점화'시리즈를 소장한 컬렉터는 1년 남짓 사이 3억원 이상의 수익을 낸 셈이다.

또 김환기의 '항아리'(낙찰가 12억5000만원),이중섭'통영 앞바다(낙찰가 9억9000만원)'의 소장자 역시 수억원대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밖에 이대원의 '농원(낙찰가 2억8000만원)'은 1억원 이상의 투자 수익을 안겨줬고,오윤의 '칼노래'도 추정가 1500만~2000만원보다 훨씬 높은 3700만원에 팔려 1000만~2000만원의 차익을 냈다.

젊은 작가 최소영(1980~)의 작품 '풍경'은 추정가의 6배가 넘는 3200만원에,사석원의 '거북이'는 추정가보다 3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팔려 눈길을 끌었다.

◆미술 경매시장으로 몰리는 자금=양대 미술경매 회사 서울옥션과 K옥션이 지난 7일과 9일 이틀간 실시한 올해 첫 경매에 유입된 돈은 216억6000만원.지난해 상반기 두 회사의 낙찰총액 209억원을 이미 초과했다.

서울옥션의 경우 첫 경매에서 낙찰총액이 113억6600원으로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1회 낙찰 최다액을 기록했다.

K옥션 역시 7일 경매에서 총낙찰액이 103억원을 기록,경매회사 출범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단일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추세로 나가면 올 경매시장 규모는 작년의 2배가 넘는 1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미술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초까지만해도 경매회사에 연회비 10만원을 내고 경매 입찰자격을 갖는 회원이 1000~3000명에 불과했던 것이 3월 현재 2만여명으로 늘어나는 등 '그림 대박'을 잡으려는 분위기가 형성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