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무지외반증‥하이힐 신었더니 엄지발가락 관절 불거져… 여성 절반이 고생
서울 강남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김모씨(45·여)는 백화점 세일기간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쇼핑을 나섰다.

올봄 유행한다는 골드에나멜슈즈를 사기 위해 구두매장에 들렀다가 그만 울어버리고 말았다.

작고 아담한 발에 꼭 맞는 구두를 2~3켤레씩 척척 사는 친구들과 달리 보기 싫게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때문에 볼 넓은 단화 매장만 기웃거려야 했기 때문.

엄지발가락 관절이 툭 튀어나온 무지외반증은 예부터 '버선발'기형이라 불렸다.

무지외반증은 성인여성의 절반가량에서 나타난다.

지난해 한국발건강진흥협회가 20∼50대 성인여성 3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조사 대상자의 54.5%가 무지외반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대 32.9%, 30대 54.9%, 40대 64.5%, 50대 79.5%가 무지외반증 증세를 보여 나이가 들수록 심해졌다.

이경태 을지대병원 족부정형외과 교수는 "무지외반증은 조상탓 반,신발문제가 반"이라며 "타고 나길 발이 비뚤어질 가능성이 많은 사람이 하이힐 같이 발의 변형을 초래할수 있는 신발을 신고 다니는 경우에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무지외반증 환자 600명을 조사한 결과 40% 정도가 가족력을 갖고 있으며 신발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가 85%에 달했다"며 "유전보다는 신발문제가 더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상준 서울 역삼동 제일정형외과병원 족부클리닉 과장은 "무지외반증은 선천적으로 평발이거나 관절이 유연한 사람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며 "하이힐 등으로 일단 발이 변형되기 시작되면 엄지발가락이 한쪽으로 더욱 삐뚤어지고 나머지 발가락마저도 같이 휘어진다"고 말했다.

심한 경우 엄지 아닌 나머지 발가락이 온몸의 체중을 더많이 떠맡게 돼 무릎관절 엉덩이관절 허리 등에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무지외반증이 경미한 경우에는 볼이 넓은 여유있는 신발을 골라 신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변형이 심할 때는 수술이 필요하다.

이상준 과장은 "2~3시간 정도 걷거나 4~5시간 서 있을 때 엄지발가락에 통증을 느끼거나, 2·3번째 발가락이 같이 비뚤어질 때, 엄지발가락이 체중을 못 받아 요통 무릎통증 등이 유발될 때, 보기에 너무 흉할 때에는 수술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수술은 튀어나온 발가락 뼈를 절제하고 정상적인 위치로 옮긴 다음 핀을 연결해 굽은 쪽 반대 방향으로 뼈를 돌려 고정하는 절골술을 한다.

심하게 휜 무지외반증은 발가락 뼈 한마디를 더 절제해 교정하는 '두번'절골술을 한다.

20~40분 정도 걸리는 간단한 수술이며 재발이나 부작용이 거의 없다.

수술 3일 후부터 특수신발을 신고 걷기 시작해 약 2~3개월 후부터는 평소 신던 신발을 신을 수 있게 된다.

하이힐이나 코가 좁은 신발은 수술 후 6개월 정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이경태 교수는 "일반적인 환자는 한번 절골술로 97%, 중증인 환자는 두번 절골술로 95%가 만족한다"며 "최근에는 전신마취가 아닌 발주위 신경을 마취하는 발목마취로 수술 후 회복이 더욱 빨라졌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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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외반증 예방수칙

1. 볼 좁고 굽높은 하이힐을 피한다.

2. 하이힐은 1주에 4회 이하, 굽낮은 신발과 교대로 신는다.

3. 하이힐은 하루에 6시간 이상 신지 않는다.

4. 엄지발가락이 원래 안쪽을 향하면 20∼30대부터 조심.

5. 구두굽이 한쪽만 닳았다면 굽을 갈아준다.

6. 발가락 근육 강화운동을 한다.

-발가락을 벌린 상태에서 6초 동안 힘주기

-발가락으로 바둑알 집기, 책장 넘기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