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원료 확보 움직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포스코는 철광석 석탄 등 제철원료는 물론 스테인리스 원료로 쓰이는 니켈을 확보하기 위해 광산 개발 및 지분투자 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윤 포스코 사장은 최근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철강산업 경쟁력이 몇 년 전까지는 품질과 가격이었다면 이제는 원료 확보 여부로 바뀌었다"며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철강산업 생존에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됐다"고 밝혔다. 이구택 회장,윤석만 사장,정준양 사장과 함께 4인 공동대표로 포스코를 이끌고 있는 이 사장은 스테인리스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 사장은 "니켈광산 개발에 직접 투자하거나 광산 지분 일부분을 매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의 원료 자급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목표를 정한 것은 아니지만 니켈 자급 비율을 올릴 수 있는 만큼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의 니켈 자급률은 현재 0%이다. 다만 뉴칼레도나 광산업체인 SMSP와 합작으로 국내에 페로니켈 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가 끝나는 내년 말이면 니켈 자급률은 20~30%대로 높아진다. SMSP와의 합작 조건이 이 광산업체로부터 포스코가 30년간 연 3만t(순니켈 기준)의 니켈 광석을 제공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장은 "이 정도 비율로는 아직 멀었다"며 "추가적인 니켈의 안정적인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이 사장은 특히 중국과 비교할 때 원료 확보 차원에서 국내 스테인리스 사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철강업체의 원료 확보를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니켈의 경우 중국 정부는 국영광산의 일부 지분을 철강업체에 판 뒤 원료가격 급등기에 시장 대비 5% 정도 저렴하게 니켈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1년 전 니켈 가격이 t당 2만달러로 치솟을 때 중국 철강업체는 t당 1000달러 정도의 할인율을 적용받았다. 니켈 가격이 t당 4만달러가 넘는 지금 중국 철강업체의 할인혜택은 2000달러를 웃돈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작년부터 자원의 외부 유출을 막고 유입은 유도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스테인리스 스크랩(고철)의 경우 지난해 수출관세를 0%에서 40% 올리고 수입관세는 5%에서 2%로 낮췄다.

반면 한국 정부의 정책은 정반대다. 우리나라는 니켈 광석에 수입관세 3%를 물리고 스테인리스 제품의 경우 완제품은 물론 고철에도 수출 관세를 매기지 않고 있다. 자원의 유입보다는 유출을 더 쉽게 하는 제도다. 이윤 사장은 "국내 기업들이 니켈을 포함해 원료를 지금보다 쉽게 조달하고 구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02년 t당 4000달러 중반에서 현재 4만5000달러로 약 5년 만에 10배 정도 뛴 니켈 가격의 폭등세와 관련,이 사장은 "글로벌 투기펀드가 가세해 있어 현재 니켈 가격은 어느 정도 거품이 끼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