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탕정 크리스탈밸리.

지난해 1300만대의 LCD패널(40인치 기준)을 생산해 세계 최대 LCD산업단지로 떠오른 곳이 여기다.

삼성전자의 '보르도 TV ',일본 소니의 '브라비아 TV' 등 히트상품들이 모두 이곳을 거쳐 탄생했다.

지난 9일 찾은 탕정사업장에서는 또 하나의 역사가 완성을 앞두고 있었다. 삼성전자와 소니의 두 번째 합작 공장인 8세대 LCD라인이 거대한 외형을 드러낸 것.8세대 라인은 바닥 면적만 축구장 6배 크기인 가로 373m×세로 116m,높이는 65m로 아파트 16층 규모에 달하는 매머드급 공장.지난해 7월 착공한 이 라인은 지난달 20일에 완공됐다. 클린룸 공사가 한창인 탕정 사업장에서 합작법인 최고경영자(CEO)인 장원기 S-LCD 대표(삼성전자LCD총괄 부사장 겸직)를 만났다.

"8월이면 삼성전자와 소니의 두 번째 합작공장인 8세대 LCD라인이 가동에 들어갑니다. 이 라인이 가동되면 LCD업계는 물론 PDP업계의 대대적인 재편이 가속화될 겁니다."

장 대표는 8세대 LCD라인의 성공을 자신하며 이같이 전망했다.


8세대 라인은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가 2005년 건설한 7-1라인에 이은 두 번째 합작 공장.총 1조8000억원이 투입되는 이 라인은 52인치 패널을 전문으로 생산하게 된다.

아직까지 PDP가 중심인 50인치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LCD 진영의 '승부수'인 셈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40인치 시장에서 LCD 진영이 사실상 PDP 진영을 압도했다"며 "8세대 라인이 본 궤도에 올라서는 시점에서 PDP와의 끊임없는 가격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재 7세대 라인에서 찍어내는 52인치 LCD패널 가격은 같은 인치대의 PDP 패널 가격에 비해 높은 1500달러 수준이지만,내년에는 1300달러 이하로 낮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TV세트 값이 패널 값의 3배가량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 중에 300만원대 52인치 LCD TV가 등장하고,이를 통해 50인치대에서도 LCD TV가 PDP TV의 아성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이란 얘기다.

LCD패널 업계의 대대적인 재편도 예고했다.

장 대표는 "현재 LCD패널 시장에서 중국과 대만 업체들이 뒤늦게 7세대를 시작했지만,시기적으로 너무 늦었고 기술수준도 예상보다 뒤처진다"며 "LCD시장이 7세대 라인부터는 투자액수가 수조원에 달할 정도로 진입장벽도 높아지면서 지금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삼성전자,LG필립스LCD,일본 샤프 외에 다른 업체가 부상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못박았다.

그는 삼성전자보다 8세대 투자를 6개월가량 먼저 시작한 일본 샤프와의 경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샤프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52인치 LCD패널을 양산하고 있다.

장 대표는 "샤프가 세계 최초로 8세대를 양산했지만 규모는 월 2만5000장(유리기판 투입 기준)에 불과하다"며 "삼성·소니의 8세대 물량은 올 연말께 샤프와 비슷한 수준에 올라서고,내년 상반기에는 샤프를 크게 앞지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전망을 토대로 장 대표는 올해 S-LCD와 삼성전자 LCD총괄 실적이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먼저 "공급물량이 급증하면서 S-LCD는 2005년 2136억원 순손실에서 지난해 114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며 "올해는 지난해 공급물량(1300만대)보다 많은 1800만대의 패널을 공급해 순이익 규모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삼성전자 LCD총괄이 최근 2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렸지만,중장기적으로 7-1·7-2라인에 이어 8라인까지 가동하면 영업이익률 10% 이상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탕정=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