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전매금지 등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는 오피스텔을 분양받기 위해 수천 명이 모델하우스 앞에서 '밤샘 줄서기'를 하는 진풍경이 또다시 등장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건설이 12일에 16~71평형 오피스텔 123실의 청약접수를 하는 인천시 연수구 송도신도시 내 더 프라우 모델하우스 앞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6000~7000여명의 청약접수 예정자들이 모여들어 길게 줄을 서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일부 청약대기자들은 청약접수 이틀 전인 지난 10일 새벽부터 모델하우스 앞에 아예 텐트까지 쳐 놓고 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등 청약 선점경쟁을 벌이면서 모델하우스 앞에는 200여개의 텐트와 1~2km의 대기행렬이 늘어서는 풍경이 연출됐다.

올 들어 주택시장이 침체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 같은 밤샘 줄서기가 또다시 등장한 것은 오피스텔의 경우 아파트와 달리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분양권 전매금지 등 별다른 청약규제가 없는 데다 이 오피스텔의 평당 분양가(평균 650만원)가 주변시세(평당 1000만~1200만원)보다 저렴해 당첨되면 전매차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일당을 주고 대리인까지 고용하거나 온 가족이 동원되는 등 줄서기 행렬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현장에서 나눠 준 대기표를 자릿세를 받고 파는 사람들까지 종종 눈에 띄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지방권 투자자들이 모델하우스 상담원들에게 수고비를 줄테니 대리신청을 해 달라고 부탁하는 전화까지 빗발치고 있다"며 "오피스텔의 경우 평형이나 층·향 등에 따라 분양권 프리미엄이 천차만별이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투자할 만한 물건이 별로 없다 보니 이런 풍경이 재연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송도신도시 코오롱 더 프라우는 지난 5일 50~84평형 224가구의 아파트 청약에서도 평균 7.6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에서 마감됐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