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으로 '거문고 명인'에 오른 국악인 정대석씨(56)가 비(非) 음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서울대 음대 교수가 됐다.

현재 정씨는 KBS 국악관현악단 악장 등으로 활동 중이며 '거문고의 1인자'란 평가를 받고 있다.

정년을 9년 앞둔 늦깎이 나이에 교수 임용을 통보받은 정씨는 11일 "거문고 선율을 통해 고구려의 기상을 세계에 알리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가 제자뻘 되는 국악인들과의 경쟁도 마다않고 서울대 음대 교수를 지원한 것도 '거문고의 세계화'와 '고구려 홍보'를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그가 거문고를 안고 고구려 홍보에 나서기로 결심한 것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고구려 역사왜곡이 계기가 됐다.

중학생 시절부터 거문고의 깊고 웅장한 선율에 심취한 그는 "거문고는 고구려의 패기와 기상을 담고 있는'백악지장(百樂之長·음악 중의 음악)'"이라며 "거문고야말로 양악(洋樂)을 앞세운 한류보다 뛰어난,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우리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2000년 고구려 악기를 세계에 알리려고 '고구려의 여운'이란 곡을 만들기도 했던 그는 현재 고구려 역사 왜곡의 현장인 중국에서 거문고 합주공연도 계획 중이다.

정씨는 1975년 단국대 문리과를 졸업하고 '거문고가 그저 좋아' 독학으로 거문고를 익혔다.

그후 국악계에서 활발한 활동과 함께 명성이 알려지면서 국악 마니아로 소문난 권두환 서울대 대학원장이 동료 교수 10여명과 함께 찾아와 '과외'를 받은 적도 있다.

99년 용인대 예술대학원 국악학과(거문고 전공)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지난달에는 경북대에서 역시 거문고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