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들이 개설한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경영전문학석사) 과정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기존에 MBA 과정을 운영해온 학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개발연구원(KDI), 성균관대, 세종대, 경기대,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등 6곳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6개 대학이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MBA스쿨 인가를 받으면서 국내 MBA스쿨의 문호가 크게 확대됐다.

여기에 올해부터 숙명여대, 중앙대, 동국대, 전남대, 한국정보통신대(ICU) 등 5개 학교가 추가로 MBA과정을 개설한다.

국내 대학의 MBA스쿨만 따져봐도 선택의 여지가 17가지에 달하게 된 것.


MBA 소지자에게 고액의 연봉 주기를 꺼려하는 기업의 바뀐 풍토도 MBA과정을 개설하는 국내 대학들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 대학에서 MBA과정을 획득하려면 학비와 체재비를 포함해 1억5000만원에서 4억원가량이 소요된다.

하지만 해외 대학 MBA를 획득하고 귀국하더라도 더 받게 되는 연봉은 세계 'TOP 10'에 드는 MBA스쿨 졸업자가 아닐 경우 2000만~3000만원 선에 불과하다.

학위 준비 때문에 월급을 받지 못한 기간의 임금에다 해외 학교에 지급한 학비, 해외 체류비 등을 임금을 통해 뽑으려면 10~15년 이상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기간 동안 고연봉의 일자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

국내 대학이 개설한 MBA스쿨은 가격 대비 효용면에서 매력적이다.

등록금이 비싼편인 서울대 MBA의 수업료도 4000만원 선에 불과하다.

체재비까지 감안하면 해외 MBA 스쿨의 4분의 1~10분의 1 정도인 것. 통상 국내 MBA를 마친 후 더 받는 연봉이 1500만원 내외(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이 2006년 2월 졸업자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5년 정도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내 MBA스쿨이 본격적인 경쟁구도로 바뀌면서 교육의 질도 낮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MBA 과정당 외국인 교수가 평균 30명, 강의는 대부분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다국적 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수요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

몇몇 대학이 개설하고 있는 과정은 외국대학과 학위 교류가 가능해 한국에 앉아 외국 학위를 딸 수 있다.

서울대는 미국 듀크대, 성균관대는 MIT대, 연세대는 퍼듀대, 세종대는 시러큐스대 등과 복수학위제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국내 MBA스쿨에 들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학교별 특징을 잘 살펴야 한다.

특정분야의 전문지식과 함께 경영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독특한 과정을 개설하고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동국대의 문화경영전문과정 MBA는 문화 예술 관련 분야에서 2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는 실무자를 대상으로한 특화과정을 운영한다.

숙명여대는 르 코르동 블루 인터내셔널과 합작해 호텔, 리조트, 레스토랑 등 서비스 산업과 관련된 사람들을 위한 MBA과정이 있다.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 MBA 프로그램은 정보기술(IT)과 관련된 경영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MBA스쿨의 특징 파악은 대학 홈페이지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대학 홈페이지에는 △입학일정과 유의사항 등을 비롯한 입학절차 △예상 수업료 △교수진 △재학생의 구성과 이들의 다양한 활동현황 △기업과의 관계 △졸업생들의 취업현황 등에 대한 정보가 나와 있다.

관심이 있는 학교가 추려지면 입학 담당자(admission director)에게 이메일이나 전화로 직접 문의해 추가 정보를 얻는 것이 다음 단계다.

MBA스쿨은 일반 대학원과는 달리 직접 입학 담당자와 연락하는 방식의 정보수집이 일반화돼 있다.

퇴근 후 혹은 하루 정도 휴가를 내 MBA스쿨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학업성취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학교의 분위기는 웹서핑이나 전화연락만으로는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부 학교들은 입학희망자들로부터 방문예약을 받고 있어 이용해볼 만 하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