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패키지 소프트웨어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는 얼마나 될까.

이른바 패키지 소프트웨어 100억클럽이다.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2조9000억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기업들이 100억클럽 회원이다.

외국계 기업들이 싹쓸이하다시피 한다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패키지 소프트웨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패키지 소프트웨어 빅 4-티맥스, 안연구소, 한컴, 핸디소프트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티맥스소프트는 지난해 매출이 635억원, 영업이익은 재작년 79억원보다 약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 중 패키지 소프트웨어는 약 508억원 정도. 이로써 티맥스는 2005년 대비 패키지부문 매출액이 약 77% 성장했으며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매출 1위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05년 티맥스소프트는 미들웨어 부문의 세계적 강자였던 BEA시스템즈,IBM 등을 제치고 점유율 34%로 국내 시장 1위에 올랐다.

KAIST, 서울대 출신의 고급 인력들이 포진해 있는 데다 유지보수 서비스 분야에서 외국계 기업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이후 인지도를 급속히 올리며 성장했고 최근엔 메인프레임을 유닉스 기반구조로 바꿔주는 오픈프레임,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응용프로그램의 받침대 격임)인 프로프레임 등 제품을 내세워 공공 및 금융 분야를 공략하고 있다.

IT 서비스업체 삼성SDS를 제외한 순수 SW업체 중 2위는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산업의 맏형격인 안철수연구소다.

안연구소는 작년 매출 435억원을 올렸고 패키지부문에서는 347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증가율은 전년에 비해 크지 않지만 여전히 영업이익률 부문에서는 27%가량으로 빅4 중에 가장 앞선다.

안연구소가 올 한 해 중점을 둘 부문은 온라인 보안서비스, 네트워크보안 등에서 매출 비중을 늘리는 것. 이를 위해 안철수 안연구소 이사회 의장과 함께 보안 1세대로 활약했던 김홍선 박사를 최근 영입해 네트워크 보안쪽 라인을 강화했다.

또 '빛자루'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보안서비스 포털을 제공할 계획이다.

세 번째는 패키지소프트웨어의 상징 한글과컴퓨터다.

한컴은 작년에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한 287억원가량의 패키지소프트웨어 매출을 올렸다.

물론 이 패키지소프트웨어는 오피스'한글'이다.

삼성SDS를 제외하고는 순수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전체 매출 중 패키지소프트웨어 비중이 가장 적다.

한컴은 작년 한 해 전체 매출이 433억원가량으로 안연구소를 바짝 뒤쫓고 있다.

한컴에 따르면 매출의 나머지는 서버용 리눅스 운영체제, 교육사업 등에서 발생한다.

한컴은 레드햇에 이어 서버용 리눅스 운영체제 시장에서 국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네 번째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BPM)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핸디소프트다.

핸디소프트는 작년 약 28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자체 집계했다.


◆특화된 솔루션 기업 돋보여

빅 5를 제외하고 20위권 안에 든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대개 전문적으로 특화된 기업들이 중심이다.

인피니트테크놀로지는 의료영상 저장 및 전송 솔루션에 특화된 업체로 미국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인피니트테크놀로지는 MRI, CT 등 의료영상 정보를 디지털화해서 수치로 기록해 주거나 가슴사진 등 2차원 이미지를 3차원으로 바꿔준다.

의사들은 이를 이용해 보다 입체적으로 환자에 대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인피니트테크놀로지는 작년 매출 243억원, 올해 예상매출 320억원으로 견실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2005년에는 벤처기업 대상 대통령상까지 수상한 바 있다.

이수유비케어도 인피니트테크놀로지와 마찬가지로 병원의 전산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매출액 순위 9위에 올랐다.

더존IT그룹의 쌍두마차 더존다스와 더존디지털웨어도 20위 안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더존다스는 외산 제품이 점령하고 있는 ERP나 그룹웨어 부문에 있어서 토종 제품으로 선전하고 있다.

더존디지털웨어는 네오플러스 등 세무회계 자동화 프로그램을 중소기업에 거의 독점 공급하면서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어소프트는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WiPi)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미라콤아이앤씨는 제조산업에 특화된 생산관리시스템(MES)으로 유명하다.

만도맵앤소프트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의 강자로 성장률로 보면 올해 패키지소프트웨어 예상 매출이 작년 대비 128.6%로 20개 기업 중 1위에 올랐다.

이니텍은 은행 등 금융권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뱅킹을 할 때 사용되는 공인인증서의 모듈을 제공하는 업체로 소프트포럼과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