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尙勳 < 인터브랜드 사장 spark@interbrand.co.kr >

지난주 우리 회사에서 몇 년 동안 근무했던 친구로부터 브랜드에 대한 자문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았다.

문제가 무엇인지 물었더니 브랜드가 너무 많아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거였다.

나는 그가 우리 회사에서 근무할 때 비슷한 유(類)의 프로젝트를 곧잘 하던 컨설턴트였기에 그 정도라면 본인이 충분히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의 말을 들어 보니 지식이나 설득력이 부족한 게 아니었다.

회사 경영진들이 외부 브랜드 전문가의 자문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훌륭한 직원을 회사에 두고 왜 밖에서 찾는 것일까.

인간은 일단 무엇을 소유하게 되면 그 소중함에 대해 쉽게 잊어버리곤 한다.

결혼을 하고 나서,처음으로 집을 사고 나서,좋은 직장을 얻고 나서도 그렇다.

내가 얼마나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인지를 잊어버리고 불행해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며칠 전 나는 갑자기 주위에 아무도 없고 홀로 떨어진 외톨이란 생각이 든 적이 있다.

자신감도 없어지고 심지어 내가 무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까지 밀려왔다.

왜 그런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결론은 내가 살아있다는 것과 너무 많은 것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두 가지 다 기뻐하고 행복하게 생각해야 할 요소들인데,그 때문에 외로워 하고 고민하는 아이러니에 빠져있었다.

그래서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적어보기로 했다.

몇 분이 지나지 않아 30개가 넘는 목록이 만들어졌다.

함께할 수 있는 가족,튼튼한 몸,거주할 수 있는 집,좋은 친구들,일할 수 있는 직장,괜찮은 노래실력 등.이 밖에 나의 꿈,삶에 대한 열정,지치지 않는 호기심 등 만질 수 없거나 보여줄 수 없는 것들도 많았다.

시간만 있다면 더 많이 적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못한 새로운 발견이었다.

나는 정말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생겼고,답답하던 가슴도 편안해 지고,자신감도 다시 얻을 수 있었다.

부자가 꼭 가난한 사람보다 행복한 것은 아니다.

기업을 팔아서 현금으로 4000억원을 번 자산가에게 한 친구가 "이제 인생을 즐기면서 살라"고 조언했다.

그런데 이 자산가는 "무슨 소린가.

나는 1조원을 만들 때까지는 쉬지 않을 거야"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 사람은 부자가 아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의 소중함을 느낄 때 겸손해 지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한다.

나는 행복을 습관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뿌듯한 행복을 느끼는 습관.그리고 이보다 더 많은 행복습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