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차익잔액이 급감하는 등 선물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물 대신 기관의 수급이 향후 증시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현재 매수차익잔액은 2조8372억원으로 지난해 10월19일 이후 처음으로 2조원대로 내려앉았다.

매수차익잔액은 '선물 매수+현물 매도(프로그램 매도)'를 통해 청산되기 때문에 증시에 수급 부담으로 작용한다.

매수차익잔액은 지난달 말에 4조원을 넘어서며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최근 매물이 급증하면서 그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

실제로 이날 증시는 베이시스가 둔화되면서 전날에 이어 23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으나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17.75포인트 치솟았다.

이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만기일 베이시스 악화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매물이 미미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매수차익잔액 중 상당부분은 허수"라며 "앞으로 투자심리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관들의 증시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기관은 순매도를 보였지만 프로그램 매도를 감안할 경우 사실상 1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팀장은 "지수 변동성이 축소되면서 기관의 현물 매수가 더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