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대만에서 열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에 참가하는 야구 대표팀은 지난 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맞먹는 호화 멤버로 구성될 전망이다.

대표팀 사령탑인 김경문 두산 감독과 수석코치인 선동열 삼성 감독은 12일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가진 합동 인터뷰에서 해외파를 총동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특히 김경문 감독은 "작년 WBC나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뛰지 않았던 선수도 선발 대상에 포함된다.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않더라도 장래성이 있는 선수도 코치진과 상의해 폭넓게 뽑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도 "대표팀 코칭스태프에서 건의하는 모든 선수들을 미리 연락해 데려올 수 있도록 확실히 준비하겠다"고 힘을 실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사실상 외국에 나가 있는 선수들에게 본인의 의사만 있다면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KBO가 이처럼 해외파 선수들을 중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 야구를 접한 해외파 선수들의 기량을 높이 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해 3월 야구 국가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해외파 선수들을 중용해 미국과 일본을 격파하며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당시 대표팀에는 박찬호(뉴욕 메츠),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 서재응(탬파베이 데블레이스) 등 메이저리그 투수 6명이 포함돼 최강 마운드를 뽐냈다.

타선에도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과 최희섭(탬파베이) 등 해외파 2명이 호쾌한 타격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반면 해외파를 제외하고 국내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던 지난 해 12월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는 대만과 사회인 야구인 주축의 일본에 무릎을 꿇는 `도하 참변'을 경험했다.

장치엔밍(요미우리), 린언위(라쿠텐), 린웨이추(한신) 등 해외파가 주축이 된 대만을 이길 수 없었고 전력 파악이 안됐던 일본에도 발목을 잡혀 동메달에 그치는 수모를 겪었던 것.
경쟁력 없는 현실에 안주한 나머지 기량 발전과 세대 교체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은 예상된 결과였다.

현재 미국에서 활약하는 투수는 박찬호, 김병현, 서재응, 김선우(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제국(탬파베이)이 우선 꼽힌다.

타자로는 미국 프로야구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추신수와 최희섭, 일본에서 뛰고 있는 이승엽, 이병규(주니치 드래곤스)가 드림팀에 가세할 후보들이다.

단기적으로 한국 야구 부활을 위해 이번에도 해외파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대표팀이 지난해 WBC 영광 재현을 위해 최정예 드림팀을 짤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