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신용대출 잔고가 미수금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증권회사들의 신용거래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9일 기준 증권회사의 신용융자 잔고가 8530억원으로 미수금(8177억원) 규모를 넘어섰다.

신용잔고가 미수금 규모를 넘어서기는 지난 2000년 2월3일 이후 7년여만에 처음이다.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1999년 9월14일 8826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점차 줄어 올 2월초 4천억원대까지 낮아졌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다시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 6일 8143억원으로 8년여 만에 다시 8000억원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올 2월 신용거래 활성화제도가 시행된 후 신용융자 잔고는 일평균 146억원씩 늘어나 총 3803억원(3월9일 기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이 2462억원, 코스닥 시장은 1341억원 증가했다.

거래대금 대비 신용융자 잔고 비중도 지난해 1월 평균 6.3%에서 올 1월 평균 11.3%, 2월 평균 11.9%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월 4.1% 수준이던 고객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 잔고도 6.7%로 증가한 상태.

또 미수금 대비 신용융자 잔고 비중은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5월11일 46.9%에 불과했으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올 2월26일엔 89.6%로 두배 가까이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거래 활성화 방안이 시행된 후 미수거래가 신용거래로 급속히 대체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협회는 "오는 5월1일부터 동결계좌 제도가 시행되면 신용거래의 증가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