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방→VOD 극장화 시장 돌풍

2001년 설립된 무하디지털(대표 김성호·사진)은 사명부터가 독특하다.

장자에 보면 형식과 규범의 틀을 벗어나 만물과 하나로 소통하는 자유롭고 드넓은 대자유의 세계를 뜻하는 '무하유향(無何有鄕)'이란 말이 나오는데, 무하디지털의 '무하'는 여기서 음을 가져왔다는 것. 무하는 한자로는 물안개를 뜻한다.

김성호 무하디지털 대표는 "물안개로 인해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 만족을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회사명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2001년 정보통신산업협회의 창업경진대회 입상을 계기로 창업을 결심하게 된다.

첫 목표는 인터넷으로 불가능한 고화질 영상장비 개발이었다.

그러나 엔지니어 출신도 아닌 철학과 출신이 영상 디지털 장비를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적은 자본으로 훌륭하고 경험많은 인재를 초빙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기에 동냥 젖 얻듯 여기저기서 이사람 저사람에게 물어가며 장비를 개발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게 초고화질 영상장비 '보다스(VODAS)'다.

보다스는 우리말 '보다(VODA)'와 영어의 'STREAM'의 첫 자인 'S'를 합친 말이다.

즉 물 흐르듯이 끊김없이 영상을 본다는 의미다.

보다스는 MPEG2 기반의 영상장비로 DVD방을 VOD극장화하는 시장에 처음 적용했다.

장비 출시 후 시장이 열리면서 보다스를 베낀 복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보다스는 호텔 모텔 콘도 자동차극장 뿐 아니라 학원이나 학교 등에서 교육용 장비로 사용이 가능해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무하디지털은 또 셋톱 컨트롤러도 개발했다.

이는 객실과 보다스를 연결해 주는 통신 장비로 객실 내에서 리모컨으로 관리실에 있는 보다스 장비를 통제해 객실에 있는 TV를 통해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장비를 이용하면 영화 선택, 일시정지, 빨리감기 등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최저의 비용으로 초고화질의 VOD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회사는 또 중앙 IDC센터에서 전국에 산재해 있는 보다스를 관리할 수 있는 솔류션인 '전국 컨트롤 중앙 관리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중앙에서 콘텐츠 전송, 과금, 원격 AS가 가능해졌다.

김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쌓은 평판을 토대로 올해를 수출 원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