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세팅은 US오픈,대회 분위기는 마스터스.'

15일 밤(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GC에서 열리는 미국 PGA투어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이 여느 대회와 달리 골퍼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작년까지 베이힐 인비테이셔널이었던 대회가 주최자인 아놀드 파머(78)의 이름을 따 명칭을 바꿨고,코스도 확 다르게 세팅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스는 파72(길이 7267야드)였으나 올해는 파5홀 두 군데(4,16번홀)를 파4홀로 변경했다.

이로 인해 전체 길이는 130야드 줄어들었으나 파는 70으로 세팅했다.

홀이 길어진 데다 비가 오면 볼이 잘 구르지 않으므로 장타자가 더욱 유리해진다.

그렇다고 볼을 멀리 날리는 선수가 무작정 유리한 것은 아니다.

러프를 지난해보다 촘촘히 기른 데다 그 길이도 10cm에 달한다.

볼이 페어웨이를 벗어날 경우 곧바로 그린을 노리는 일이 쉽지 않아진 것.게다가 단단하고 큰 그린은 US오픈 코스와 닮았다.

트로이 매터슨은 "올해 벌어진 투어 코스 중 러프가 가장 깊다"며 "US오픈 코스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1996년 챔피언 폴 고이도스는 "나흘 합계 이븐파 수준이면 좋은 성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프 킹'이 주최하는 대회답게 출전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타이거 우즈,필 미켈슨,어니 엘스,비제이 싱,레티프 구센 등 톱랭커들이 모두 출전한다.

세계랭킹 '톱10' 가운데 빠진 선수는 짐 퓨릭,아담 스콧,파드리그 해링턴뿐이다.

3주 앞으로 다가온 마스터스에 대비해 컨디션을 점검하려는 듯한 분위기가 감돈다.

최경주(37·나이키골프) 양용은(35·테일러메이드) 위창수(35·테일러메이드)도 출전자 명단에 들어 있다.

특히 미국 PGA투어 스트로크플레이에 처음 나서는 양용은의 성적이 주목된다.

양용은은 이 대회에 이어 다음 주 월드골프시리즈 CA챔피언십,그 2주 후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 출전할 계획이다.

양용은이 이번에 어느 정도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미국 무대에서 그의 입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클럽을 최근 테일러메이드로 바꾼 데다 US오픈 스타일의 코스에 익숙지 않고,매년 4월이 돼야 제 컨디션이 돌아왔던 점을 감안하며 커트만 통과해도 성공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