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직원들의 건강 챙기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직원들의 건강이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급증하고 있는 의료비 부담을 줄여보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현금 지급,보험료 삭감 등 '직원 건강 챙기기'의 강도가 갈수록 세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IBM의 경우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금연 또는 회사가 운영하는 암 예방 웹사이트에 가입할 경우 연간 최대 300달러까지 현금을 지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지역 30만명의 공공 근로자가 가입하고 있는 보험사 블루실드는 올해부터 건강상태 평가서를 작성하고 운동을 시작할 경우 연간 200달러까지 지급한다.

금융회사 웰스파고는 당뇨환자가 권장 다이어트 및 운동,투약 프로그램을 받아들이는 등 만성질환 직원이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따를 경우 의료비 절감 계좌에 연간 500달러까지 입금해준다.

웰스파고와 함께 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는 올해 안에 200만명 이상의 가입자에게 유사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기업들이 앞다퉈 직원들의 건강 챙기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직원의 건강이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믿음도 있지만 엄청난 의료비 부담을 덜어보자는 의도도 깔려 있다. 미국에서는 연간 의료비용이 4조달러 규모로 급증하면서 기업 부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년 전부터 직원들에게 선물카드 쿠폰 제공 등을 통해 체중 줄이기 등 건강을 챙기라고 독려해왔다. 하지만 이런 소극적인 인센티브가 별로 효과가 없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현금을 지급하거나 보험료를 인하하는 등 과감하게 보상 규모를 늘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이들 건강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 보험료 등 관련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상 액수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회사나 보험사들이 이를 조기에 중단할 가능성이 있고, 보상이 적거나 일정치 않을 경우 종업원들의 건강챙기기 욕구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시 초기 단계인 지금으로서는 각종 인센티브가 종업원들의 건강챙기기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 줄것이라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