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대(50인치 이상 TV용) 전용라인에서 만든 LCD패널이 들어간 TV 제품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출시됐다. 일본 샤프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카메야마 공장에서 생산된 패널이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샤프코리아는 일본 카메야마 공장에서 생산된 블랙 ASV액정 패널을 채용한 52인치 풀HD LCD TV인 아쿠오스(모델명 LC-52GD7D)를 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밝은 환경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1만 대 1의 명암비와 빠른 움직임에도 잔상이 남지 않는 4ms(밀리미터/초)의 응답속도를 갖췄다고 샤프는 설명했다. 상하좌우에서 176도의 시야각도 확보했다.

그러나 8세대 전용라인에서 만든 제품치고 여전히 가격이 비싸다는 점에서 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 제품의 출시가격은 598만원. 7세대 라인에서 소수의 제품만 생산하는 삼성전자 52인치 LCD TV(540만원)보다 오히려 비싸고 LG전자의 55인치 LCD TV(620만원)와도 별 차이가 없다. 전용라인의 이점인 '규모의 경제'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샤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삼성 LG가 장악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는 워낙 적은 물량만 수입되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맞게 제품을 만드는 가공비와 물류비 등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북미나 일본에 비해 30% 정도 비싼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샤프가 세계 최초로 8세대 라인을 돌리고 있지만 그 규모가 월 2만5000장(유리기판 투입 기준)에 불과해 아직 원가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