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방침이 1월 중순 발표된 뒤 펀드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외국계 운용사들의 펀드 판매 증가가 뚜렷해진 반면 국내 운용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투자자들의 관심이 해외펀드로 몰리면서 국내 펀드에서는 자금 유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국계 두각,토종 운용사 고전

비과세방침 발표 후 해외투자(역내)펀드시장에서는 외국계 회사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특히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이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템플턴은 작년까지만 해도 해외투자 펀드 시장점유율이 3% 이하로 미미했지만 지금은 30%에 육박하며 1위로 올라섰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템플턴의 점유율은 작년 12월 2.5%(상위 10개사 기준)에서 1월 7.8%,2월 24.9%,3월 29.3%(9일 기준)로 치솟았다.

이 회사의 '재팬주식형'과 '글로벌주식' 펀드는 올 들어 각각 4850억원과 2034억원을 끌어모으며 증가액 상위 1위와 5위에 올랐다.

또 PCA운용이 작년 말 1.5%던 점유율을 3월 8.6%로 끌어올렸고,같은 기간 푸르덴셜의 점유율도 2.8%에서 7.3%로 높아지는 등 외국계의 영향력이 급증하고 있다.

반면 국내 운용사들은 고전 중이다.

미래에셋의 3월 해외투자펀드 시장점유율은 6.8%로 6개월 전 점유율 47.0%의 7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한국운용도 1월 6.3%던 점유율이 3월 들어선 2.9%로 뚝 떨어졌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의 자금 유출 현상도 심각한 수준이다.

윤태순 자산운용협회장은 "주식형펀드는 올 들어 4조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통계가 잡히고 있지만 해외펀드가 4조4000억원가량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4000억원 감소했을 것"이라며 "어린이펀드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지원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역외펀드 '비과세 충격'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된 역외펀드시장은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역외펀드시장의 60~70%를 독식했던 피델리티자산운용의 경우 1월 한 달 순자산 증가액이 5539억원에 그쳤다.

작년 11월(1조1456억원)과 12월(1조2893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순자산 증가액이 486억원이던 슈로더투신운용도 올 1월엔 139억원 감소했다.

백광엽/박해영 기자 kecorep@haknyung.com

[ 용어설명 ]

◆해외투자펀드(Onshore Fund)

국내에서 설정돼 해외에 투자하는 펀드다.

국내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역외펀드(Offshore Fund)

해외에 설립된 펀드다.

주로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상품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여러 국가에서 모은 자금으로 운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