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는 이듬해 매매가와 전세가 상승을 동반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반대로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난 다음해는 집값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오는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민간아파트의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신규 공급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강한 상황이어서 이 같은 분석 결과는 내년 이후 집값 불안을 강하게 시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3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뱅크가 2000년 이후 서울지역 아파트 입주물량과 매매가·전세가 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입주물량이 감소하면 다음해 집값이 상승하고,반대로 증가하면 이듬해 매매가·전세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역비례' 관계가 뚜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서울지역에서 매매가·전세가가 동시에 하락했던 해는 2004년뿐으로 매매값과 전셋값은 각각 -1.26%,-2.33% 내렸다.

이는 2003년 아파트 입주물량이 7만2084가구로 전년보다 57%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03년 입주물량이 대폭 늘어난 것은 외환위기 이후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건설업체들이 2000∼2001년에 공급물량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2004년 입주물량이 전년보다 26% 감소함에 따라 2005년 매매가와 전세가는 각각 7.70%와 7.61% 오르며 상승세로 반전했다.

지난해 아파트 매매값과 전셋값이 각각 27.94%와 11.56% 오른 것도 2005년 입주물량이 전년보다 11% 줄어든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2001~2003년에 집값이 급등했던 것은 1년 전인 2000~2002년에 입주물량이 각각 감소한 것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입주물량과 집값 간의 밀접한 역비례 관계는 같은 기간 중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에서도 거의 비슷하게 나타난다.

결국 집값을 잡기위해서는 공급물량을 늘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얘기인 셈이다.

부동산뱅크 측은 "올해 강남3구를 포함한 서울지역 입주물량은 전년보다 2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 이후 집값 불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