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14일 "북한은 대북 금융제재가 해제되면 첫 단계로 영변 핵시설을 폐쇄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틀간의 평양 방문을 마치고 중국 베이징에 도착,숙소인 캠핀스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은 IAEA 회원국 복귀에 긍정적 입장을 갖고 있으며 2·13 합의를 전면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2·13 합의를 이행하거나 IAEA 사찰단이 북한에 상주하는 것 등 모든 북핵 관련 문제 방코델타아시아(BDA)와 연관된 금융제재가 해제된다는 전제 아래 이뤄지는 것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은 다른 당사국들이 해야 할 일이 수행되고 BDA가 연관된 금융제재가 해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북한이 핵폐기를 위해 다른 조건을 내걸거나 제안을 해온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또 북한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상부상과 만나지 못한 것과 관련,"김 부상이 몸이 아프고 바빠서 못만난 것일 뿐"이라고 설명하며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경계했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다시 가입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이번 방북에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또 북한의 핵기술 확보와 관련해 제3국의 지원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한 정황을 파악했느냐는 물음에 대해 "이번 방북은 북한의 핵시설 폐기 이행에 관한 것일 뿐 그런 문제는 의제 밖의 일이었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정지영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