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2002년 대한생명 인수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가 크게 변했다.

과거 중화학공업, B2B(기업 간 거래)사업, 장치산업 위주에서 소비자접점 산업의 비중이 70%를 넘어선 것.

당연스레 한화는 고객과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게 됐다.

특히 글로벌 기업으로 새롭게 탄생하기 위해 한화의 미래 경영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승연 회장(55)의 몫이 커지고 있다.

김 회장에 대한 바르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한화의 변신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모아진 것이다.

실제로 한화는 최근 PI(최고경영자 이미지 통합·President Identity)의 전문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의 PI를 위한 인력을 꾸리고 언론에 비치는 김 회장의 모습을 더욱 꼼꼼하게 챙기기 시작했다.

최근 단행된 CI(기업이미지) 변경도 김 회장을 중심으로 추진됐다.

김 회장은 직접 CI 선정부터 선포까지 모든 과정을 조율함으로써 한화의 변신의 중심에 섰다.

김 회장의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이미지를 활용해 한화가 그간의 내수기업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겠다는 의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한화는 새로운 CI를 개발하고 알리기 시작하면서 뉴 CI전략과 글로벌 경영이라는 그룹의 미래 전략을 선두에서 지휘하고 있는 김 회장을 자연스레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한화가 새로운 CI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김 회장의 PI와 연계시킨 셈.

실제로 지난 1월 한화의 뉴 CI가 소개된 후 김 회장의 탁월한 경영감각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근엔 일본의 대표적 경영전문 잡지인 '재계(ZAIKAI)'의 표지 인물로 등장했을 정도. 김 회장이 일본을 비롯한 해외에서 '신용과 의리의 경영인'이자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다각적인 인수·합병(M&A)을 구상하고 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는 셈이다.

한화 관계자는 "최근 그룹 홍보팀은 김 회장과 한화의 변신을 시의적절하게 대내외에 알려 그룹의 진정한 내재가치와 미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한화의 PI 전략은 김 회장만을 위한 별도의 행사를 갖기보다 그가 수행하고 있는 본연의 경영활동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현장 및 글로벌 경영에 대한 각종 자료 및 한미유엔협회 회장으로서의 활발한 대외활동 설명이 동반된다.

경영자 및 민간외교관으로서의 활동을 가감 없이 전달, 김 회장의 능력과 사회 기여도를 자연스레 부각시킨다는 방침에서다.

자연스런 PI가 바로 김 회장의 PI 전략의 본체인 셈이다.

이와 함께 한화그룹 계열사들도 각사 최고경영자(CEO)들에 대한 PI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화의 주력사인 한화석유화학의 허원준 사장은 각종 석유화학 관련 강연회 및 세미나에 자주 강사로 출강하는 등 석유화학 전문가로서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현중 한화건설 사장은 CEO 인터뷰 등을 통해 전 경력을 건설부문에서 보낸 국제건설업의 전문가로 부각되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