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텍스보다 얇은 팩라이트 재킷 하나면 봄부터 늦가을까지 OK

등산복은 단순히 의류로 분류되기 어려운 제품이다.

비, 바람, 추위 등 산의 변화무쌍한 기상 변화에 맞서 우리 몸을 지켜주는 '생명선'과도 같기 때문이다.

가격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고어텍스 같은 기능성 소재를 사용한 등산복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롯데백화점 8층에 위치한 컬럼비아의 김영억 숍 매니저와 함께 계절과 자신의 체형에 맞는 등산복 고르는 법을 알아봤다.

◆'팩라이트(paclite)' 재킷 늦가을까지 OK

등산 점퍼는 크게 일반 고어텍스 제품과 이보다 가볍고 얇은 팩라이트 두 종류로 나뉜다.

보통 일반 고어텍스 등산 점퍼는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입고, 팩라이트 점퍼는 좀 더 따뜻해지는 봄부터 늦가을까지 입을 수 있다.

김 매니저는 "겨울까지 두터운 고어텍스 점퍼를 입다가 봄철에 등산할 때는 바람막이 옷(wind stopper)을 입는 분들도 있고, 요즘엔 바람막이 옷 대신 팩라이트 점퍼를 준비하는 고객들도 꽤 늘고 있다"고 말했다.

팩라이트 점퍼는 100% 방수처리되고 땀 배출이 고어텍스와 동일해 기능성이 바람막이 옷에 비해 뛰어나다.

김 매니저는 "여름이라도 산 정상에 갔을 때 비가 와 상의가 젖으면 쉽게 체온이 식을 수 있다"며 "가격이 비싸더라도 팩라이트를 선호하는 까닭"이라고 덧붙였다.

팩라이트는 33만∼45만원, 바람막이용은 14만∼21만원 선에 구입할 수 있다.

등산 점퍼를 고를 때는 품이 넉넉한 게 좋다.

팔꿈치가 곡선으로 디자인돼 팔을 움직였을 때 옷이 달려 올라가거나 등이 당기지 않으며, 팔을 굽혔을 때 편안하게 느끼면 된다.

최근엔 겨드랑이의 땀 배출을 위해 지퍼로 통풍구를 낸 제품도 많이 나와있다.

허리에도 조임기능이 있어야 밑에서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준다.

◆고어텍스란

등산복의 필수처럼 돼버린 고어텍스는 대표적인 방수, 투습 원단으로 나일론 타후타에 불소 수지막인 PTFE를 고무코팅 대신 얇게 접착시킨 소재다.

사람의 피부에 가장 가까운 소재로 알려져 있으며 외부로부터 수분 흡수를 차단하고 내부의 땀은 수증기 형태로 배출하는 기능이 있다.

뛰어난 기능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싸고 내구성이 약하다는 게 흠이다.

김 매니저는 "날씨가 추워지면 원단이 함께 얼기도 한다"며 "팩라이트 점퍼처럼 얇은 고어텍스 소재로 만든 것은 겨울이라도 내피를 껴 입으면 방한은 되지만 바위 등에 강하게 닿을 경우 찢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요즘엔 말덴사의 폴라텍으로 대표되는 플리스 원단이 고어텍스와 더불어 등산의류의 혁명을 가져왔다.

◆바지는 '스판', 티셔츠는 '짚티'

바지는 신축성이 좋은 스판 소재를 고르는 게 좋다.

일반 면 옷을 입고 가면 땀이 날 경우 옷이 무릎에 잘 걸리는데 등산용 스판 바지는 이를 방지해 준다.

편리함을 위해 반바지로도 입을 수 있는 제품들이 나와 있다.

소재가 대부분 가공 폴리나 면으로 돼 있는 것들이라 일반 등산 바지보다 땀 흡수 기능이 떨어진다.

등산 바지 가격은 7만∼20만원 선이다.

주의할 점은 바지 길이를 수선할 때 일반 바지보다 한 단 정도 길게 입는 것이 좋다.

걷다보면 바지가 쉽게 올라오기 때문인데 바지가 발목을 덮지 못하면 이물질이 신발 속으로 들어가거나 겨울엔 체온을 뺏길 우려가 있다.

이 밖에 티셔츠는 목에 옷깃이 없는 일명 짚티(목 부문에 지퍼가 달린 것으로 짚업티라고도 불린다)를 사면 되는데 안에는 면 속옷을 입지 않아야 짚티의 기능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

가격은 5만∼10만원 선이다.

장갑도 필수 장비인데 넘어졌을 때 부상을 방지하고 바위나 로프를 잡을 때 편리하다.

김 매니저는 "요즘처럼 조금씩 더워지는 계절엔 손가락을 반쯤 덮는 장갑이 괜찮다"고 조언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