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전문업체인 유니보스의 주가가 열흘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주가 상승의 뚜렷한 이유가 제시되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코스닥 시장에서 유니보스의 주가는 270원(14.84%) 오른 20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530원이던 이 회사의 주가는 열흘 만에 4배 가까이 치솟았다.

평소 몇십만주에 그쳤던 거래량이 최근 열흘간 몇백만주로 늘어났고, 지난 6일과 13일 거래량은 1000만주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도 상한가 매수 잔량에만 180만주 가량이 쌓였다.

연속된 주가 급등에 유니보스는 지난 8일 이상급등종목으로 지정됐다.

12일에도 지난해 실적이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지만, 급등세가 좀저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회사측은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주가급등 사유가 없다고 밝힌 상태다.

유니보스는 최근 아이옵스가 유리스코프와 진기태씨 등으로부터 주식 428만여주(지분율 14.72%)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공시에 따르면 아이옵스는 지난 5일 장외 매수를 통해 1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던 유니보스의 주식을 유리스코프로부터 주당 3000원이 넘는 가격에 사들였다.

한편 네비게이션과 카PC 등을 생산하는 업체인 아이옵스도 지난해 1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인수자금 66억원 중 10억원은 자기자금이지만 나머지 56억원 가량은 주주차입금 등을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보스 관계자는 "인수 업체의 재무구조도 우량하지 않은 상태인데다 양사간 시너지 효과도 솔직히 현 시점에서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주가 급등에 난감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대주주 변경 이전부터 주가가 뛰기 시작해 지금은 별다른 이유없이 수급에 의해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경영진이 어떤 전략과 진로를 제시할 것인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옵스측 관계자들은 현재 해외 박람회 참석차 자리를 비운 상태.

굿모닝신한증권의 정의석 투자분석부 부장은 "주인이 바뀌는 회사들은 대단한 사업 아이템이 있는 것처럼 보여 공시만 나와도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면서 "과거 경험상 이런 업체들이 사실상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코스닥이 지난해 많이 쉬었고 주가가 싸다는 착시 현상 때문에 '한탕주의', '신비주의'식 투자가 극심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일부에선 이를 교묘하게 활용하는 세력들도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