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드림팀 자본시장 경쟁력 회복 정부에 훈수…"융통성 없는 규제가 시장 망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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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회복 정부에 훈수…"융통성 없는 규제가 시장 망쳐"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부 장관. 시장에 영향을 주는 '금융대가'들이다. 이런 대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국 자본시장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내건 화두는 '융통성 있는 규제'와 '과도한 소송의 제한'이었다. 기업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규제와 투자자와 관계없는 '소송을 위한 소송'이 세계금융 중심지로서의 미국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는 요인이라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금융대가들의 모임은 13일(현지시간) 미 조지타운대학에서 열렸다.
미 재무부가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대가들을 초청해 '원탁회의'를 열었다. 금융대가들뿐만 아니라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까지 참석했으니 '드림팀'이라 불릴 만했다.
이날 회의의 최대 화두는 '융통성 있는 규제'였다.
초청자인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규제구조 및 회계산업과 기업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검토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비용편익주의(cost-benifit analysis) 및 원칙에 입각한(principles-based) 규제와 회계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업 회계규정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해 기업들의 불만이 높은 사베인스-옥슬리법의 개정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이에 대해 그린스펀 전 의장은 규제의 융통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1987년 블랙먼데이와 2001년 9·11테러 때 시장이 충격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융통성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시장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규제는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도 그린스펀의 시각에 동조했다. 버핏은 "원칙 있는 규제시스템이 미국시장에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규제기관이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기업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과도한 보수 지급 등을 염격히 감시하는 등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소신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사베인스-옥슬리법은 통째로 도마에 올랐다. 존 테인 뉴욕증권거래소 CEO는 "작년 세계 25대 신규 상장기업 중 2개만이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며 "이는 사베인스-옥슬리법으로 인해 상장 유지비용이 상장 효과보다 더 비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멜트 GE 회장은 "기업의 현상을 감안하지 않은 채 조문에만 얽매여 있는 외부감사인들에게 기업의 운명을 맡겨 놓는 셈"이라고 힐난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한발 더 나아가 "현재 자본시장 규제기관이 9개나 된다"며 "규제시스템을 근본부터 획기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도한 소송 남발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루빈 전 장관은 "과도한 소송이 글로벌 기업들을 미국에서 내쫓고 있다"며 "일반 투자자와는 전혀 관계없는 소송 당사자들만을 위한 소송을 방지하는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엔 이들 외에 크리스토퍼 콕스 미국증권감독위원회(SEC) 위원장,제임스 다이먼 JP모건 회장,찰스슈왑증권의 찰스 슈왑 회장,아서 레빗 전 SEC 의장 등이 참석했다.
버핏은 이날 "나는 투자분석 보고서를 볼 때 마치 10대 청소년들이 '플레이보이'지를 보는 것 같은 열정을 느낀다"며 "무엇인가에 빠져 보라"고 권해 방청객들을 휘어잡았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금융대가들의 모임은 13일(현지시간) 미 조지타운대학에서 열렸다.
미 재무부가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대가들을 초청해 '원탁회의'를 열었다. 금융대가들뿐만 아니라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까지 참석했으니 '드림팀'이라 불릴 만했다.
이날 회의의 최대 화두는 '융통성 있는 규제'였다.
초청자인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규제구조 및 회계산업과 기업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검토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비용편익주의(cost-benifit analysis) 및 원칙에 입각한(principles-based) 규제와 회계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업 회계규정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해 기업들의 불만이 높은 사베인스-옥슬리법의 개정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이에 대해 그린스펀 전 의장은 규제의 융통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1987년 블랙먼데이와 2001년 9·11테러 때 시장이 충격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융통성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시장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규제는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도 그린스펀의 시각에 동조했다. 버핏은 "원칙 있는 규제시스템이 미국시장에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규제기관이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기업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과도한 보수 지급 등을 염격히 감시하는 등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소신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사베인스-옥슬리법은 통째로 도마에 올랐다. 존 테인 뉴욕증권거래소 CEO는 "작년 세계 25대 신규 상장기업 중 2개만이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며 "이는 사베인스-옥슬리법으로 인해 상장 유지비용이 상장 효과보다 더 비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멜트 GE 회장은 "기업의 현상을 감안하지 않은 채 조문에만 얽매여 있는 외부감사인들에게 기업의 운명을 맡겨 놓는 셈"이라고 힐난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한발 더 나아가 "현재 자본시장 규제기관이 9개나 된다"며 "규제시스템을 근본부터 획기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도한 소송 남발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루빈 전 장관은 "과도한 소송이 글로벌 기업들을 미국에서 내쫓고 있다"며 "일반 투자자와는 전혀 관계없는 소송 당사자들만을 위한 소송을 방지하는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엔 이들 외에 크리스토퍼 콕스 미국증권감독위원회(SEC) 위원장,제임스 다이먼 JP모건 회장,찰스슈왑증권의 찰스 슈왑 회장,아서 레빗 전 SEC 의장 등이 참석했다.
버핏은 이날 "나는 투자분석 보고서를 볼 때 마치 10대 청소년들이 '플레이보이'지를 보는 것 같은 열정을 느낀다"며 "무엇인가에 빠져 보라"고 권해 방청객들을 휘어잡았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