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장 확산] 美 부동산 침체→경기 급속둔화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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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브프라임(subprime·비우량) 모기지 부실이라는 '시한폭탄'이 마침내 폭발했다.
파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회사에서 대형 금융회사로 번지더니 급기야 제조업체와 소비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주택 경기에도 영향을 미쳐 미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예상을 넘어선 파문 확대에 따른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적 당혹감은 안전자산 선호 경향을 더욱 부추겨 당분간 금융시장을 더욱 경색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폭락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이 다른 경제 부문으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당혹감에서 비롯됐다. 당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해당 모기지회사와 이들로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사들여 주택저당채권(MBS) 등을 발행한 대형 투자은행들에 국한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이 감당할 손실도 별로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
작년 말 현재 서브프라임 모기지 잔액은 2조달러가량으로 추산된다. 이 중 13.3%인 2800억달러가 연체 상태다. 절반을 손해본다 해도 1400억달러면 충분하다. 더욱이 230여개에 달하는 모기지회사와 대형금융회사,MBS를 매입한 헤지펀드 보험회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손실을 분담할 것으로 보였다.
막상 뚜껑이 열리니 사정이 다르다. 부실금액이 변한 건 아니다. 그러나 HSBC UBS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대형 금융회사들이 한꺼번에 모기지회사에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환매를 요구함으로써 모기지회사들은 집단 유동성부족 현상에 직면했다. 미국 2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회사인 뉴센추리 파이낸셜은 사실상 부도를 선언했다. 15위 모기지업체인 어크레디티드 홈 렌더스는 이날 유동성 부족을 공표했다.
불똥은 제조업체로까지 튀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는 금융 사업부인 GMAC가 서브프라임 부실로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공개했다. 더욱이 이날 발표된 2월 중 소매매출 증가율이 0.1%에 그쳐 미국 경제를 지탱해 온 소비심리마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찾아 몸을 숨기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파문이 쉽게 진정될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이날 모기지은행협회는 작년 4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율이 13.33%로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은 물론 모기지 전체 연체율도 4.95%로 2003년 2분기 이후 최고로 치솟았다고 밝혔다. 주택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모기지 부실이 예상외로 심하다는 의미다.
더욱이 작년 4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가압류율이 4.53%에 달했다. 전체 모기지에 대한 가압류율도 사상 최고인 0.54%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 1000명 중 5명은 원리금을 갚지 못해 집을 뺏기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주택 경기와 소비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금융회사들이 가압류 주택을 경매 처분할 경우 주택 가격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소비 심리는 타격을 받게 되고 경기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상당하다. '모기지 부실 심화→주택경기 부진→부실 확대'란 악순환이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에서 신용 경색이 강화될 공산도 큰 것은 물론이다. 미 금융시장의 불안은 글로벌 증시의 불안감을 가중시킬 확률이 크다.
심리적 당혹감이 진정되면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실 파문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뱅크 오브 뉴욕의 케빈 배넌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부동산 둔화가 정말 심각하다면 미국 경제에 얼마 만한 후폭풍이 닥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파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회사에서 대형 금융회사로 번지더니 급기야 제조업체와 소비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주택 경기에도 영향을 미쳐 미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예상을 넘어선 파문 확대에 따른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적 당혹감은 안전자산 선호 경향을 더욱 부추겨 당분간 금융시장을 더욱 경색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폭락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이 다른 경제 부문으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당혹감에서 비롯됐다. 당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해당 모기지회사와 이들로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사들여 주택저당채권(MBS) 등을 발행한 대형 투자은행들에 국한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이 감당할 손실도 별로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
작년 말 현재 서브프라임 모기지 잔액은 2조달러가량으로 추산된다. 이 중 13.3%인 2800억달러가 연체 상태다. 절반을 손해본다 해도 1400억달러면 충분하다. 더욱이 230여개에 달하는 모기지회사와 대형금융회사,MBS를 매입한 헤지펀드 보험회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손실을 분담할 것으로 보였다.
막상 뚜껑이 열리니 사정이 다르다. 부실금액이 변한 건 아니다. 그러나 HSBC UBS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대형 금융회사들이 한꺼번에 모기지회사에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환매를 요구함으로써 모기지회사들은 집단 유동성부족 현상에 직면했다. 미국 2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회사인 뉴센추리 파이낸셜은 사실상 부도를 선언했다. 15위 모기지업체인 어크레디티드 홈 렌더스는 이날 유동성 부족을 공표했다.
불똥은 제조업체로까지 튀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는 금융 사업부인 GMAC가 서브프라임 부실로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공개했다. 더욱이 이날 발표된 2월 중 소매매출 증가율이 0.1%에 그쳐 미국 경제를 지탱해 온 소비심리마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찾아 몸을 숨기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파문이 쉽게 진정될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이날 모기지은행협회는 작년 4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율이 13.33%로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은 물론 모기지 전체 연체율도 4.95%로 2003년 2분기 이후 최고로 치솟았다고 밝혔다. 주택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모기지 부실이 예상외로 심하다는 의미다.
더욱이 작년 4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가압류율이 4.53%에 달했다. 전체 모기지에 대한 가압류율도 사상 최고인 0.54%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 1000명 중 5명은 원리금을 갚지 못해 집을 뺏기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주택 경기와 소비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금융회사들이 가압류 주택을 경매 처분할 경우 주택 가격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소비 심리는 타격을 받게 되고 경기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상당하다. '모기지 부실 심화→주택경기 부진→부실 확대'란 악순환이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에서 신용 경색이 강화될 공산도 큰 것은 물론이다. 미 금융시장의 불안은 글로벌 증시의 불안감을 가중시킬 확률이 크다.
심리적 당혹감이 진정되면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실 파문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뱅크 오브 뉴욕의 케빈 배넌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부동산 둔화가 정말 심각하다면 미국 경제에 얼마 만한 후폭풍이 닥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