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훈 부회장은 '디지털형 CEO'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1세대 격인 그는 지금도 외출시에는 항상 노트북을 자신의 분신처럼 챙긴다.

와이브로(무선 휴대인터넷)를 통해 외부 어디에서나 무선인터넷으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차량 이동 중에도 각종 업무를 전자결재로 실시간 처리한다.

이 때문에 출장 등으로 결재가 늦어져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일은 전혀 없다.

신 부회장의 '디지털 마인드'는 휴대폰에도 담겨 있다.

메모,자동메시지 등 세세한 기능까지 꿰뚫고 있어 중·고등학생 못지않은 휴대폰 엄지족으로 꼽힌다.

실제 자판을 보지 않고도 양손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웬만한 메시지를 보낸다.

신세대 며느리와 딸과는 하루에 한 번씩은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간혹 국내외 중요한 회의 자리에서 필요한 자료와 정보가 있으면 회의장 밖에 있는 담당 임원들과 실무자에게서 메시지로 바로 전달받아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한다.

스스로도 "60대에 나만큼 휴대폰을 잘 이용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자부한다.

그의 휴대폰 메모장은 은행 계좌번호,각종 인터넷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가족 기념일,여권번호,기일 등 회사 및 가정과 관련한 정보가 꽉 차 있다.

모임이 있을 때마다 만난 사람,시간,장소,이메일 주소,모임 주제 등 모든 사항을 기록해 두기도 한다.

또 직원,가족,친구,회장단 등 7개 그룹별로 총 1100명의 연락처가 저장돼 있다.

각 저장 그룹의 전화벨 소리도 따로 설정해 놓아 벨소리만으로 급히 받아야 할 전화와 당장 받지 않아도 될 전화를 구별한다.

휴대폰 바탕화면에는 귀여운 손자 사진이 깔려 있다.

바빠서 자주 못 보는 손자·손녀들의 사진을 저장해 놓고 수시로 꺼내보는 게 작지만 큰 행복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