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참여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 중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5일 강원도 양양 낙산사에서 마지막 '장고'에 들어갔다.

당 경선준비위가 대선후보 경선 룰을 확정짓기로 예정된 18일까지 나흘간 향후 행보와 거취를 고민하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오후 중도통합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전진코리아' 창립대회에 참석한 직후 캠프 관계자들에게 "생각 좀 정리하겠다.

일요일에 돌아오겠다"는 말만 남긴 채 승용차 편으로 강원도로 직행했다.

낙산사 측은 손 전 지사의 방문 사실을 일절 부인했으나 경내 유스호스텔 주차장에 손 전 지사의 차량이 주차돼 있는 것으로 확인돼 그가 이곳에 투숙했음이 간접확인됐다.

예민한 시기인 만큼 손 전 지사의 `시한부 칩거'를 놓고 여러 가지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손 전 지사가 경선 불참과 탈당에 이어 중도 성향의 `제3세력'을 규합한 신당을 창당한 뒤 대선에 출마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날 전진코리아 창립대회 격려사에서 "이제 우리는 새로운 정치질서의 출현을 당위성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한 대목에 유의하는 시각이다.

전진코리아는 중도세력 통합을 기치로 하반기에 신당을 창당할 계획이다.

손 전 지사는 대회 격려사에서 "우리는 새 정치질서의 출현을 당위성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수구적 정치세력,역사를 거꾸로 읽는 세력들은 여러분 앞에 굴복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가 고민 끝에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이런 발언을 하자 '탈당을 통한 중도세력 규합'에 나서려는 뜻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손 전 지사는 구체적 거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대신 정치 입문 당시 자신이 가르치던 서강대 학생들에게 한 말을 소개했다.

그는 "'내가 무엇이 되느냐를 보지 말고 내가 어떻게 하는지를 지켜봐 달라'고 했다.

나는 그 신념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생각을 좀 정리하겠다"며 지방에 있는 사찰로 떠났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