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쇠고기값 日의 2.5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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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산 쇠고기 가격이 일본보다 2.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한국의 수입산 쇠고기 1㎏(등심 스테이크용 기준) 가격이 5만4500원으로 조사 대상 29개국 중에서 가장 높았으며 일본(2만1028원)에 비해서는 두 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소시모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된 가운데 국내에 들어오는 호주산 쇠고기 양이 많아지면서 호주의 수출업자들이 가격 결정 주도권을 쥐고 있는 데다 수입산 쇠고기에 적용하는 한국의 관세가 높은 탓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옥 소시모 회장은 "국가 간 물가 비교 조사는 현재 미국과 진행 중인 자유무역협정(FTA) 쇠고기 협상과는 관계 없이 매년 정례적으로 해 오던 것"이라며 "안전을 생각지 않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앞당기라는 이야기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26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세계 29개국의 국제 소비자단체와 함께 진행했다.
각국 소비자들이 공통적으로 한 달 동안 적어도 한 번 이상 구매하거나 이용하는 20개 품목을 선정,해당 국가의 매장 3곳에서 소비자 가격을 조사했다고 소시모는 설명했다.
조사 기간 중 해당 국가에서의 품목별 가격을 지난 5일 현재 각국 통화와 달러 간 환율을 적용,원화로 환산했다.
20개 품목 중에서 쌀,화장지,포도를 포함한 11개 품목은 한국의 소비자 가격이 가장 비싼 5개국 안에 들었다.
한국을 기준으로 구매력 지수를 작성,물가 지수를 조사한 결과 국내 물가 수준은 29개국 중 16위로 나타났다고 소시모는 밝혔다.
김 회장은 "개방 국가일수록 소비자 가격이 싸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개방 국가에 속하면서도 소비자 가격이 비쌌다"며 "유통 구조의 문제인지 개방을 더 해야 하는 문제인지 등을 분석해 소비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 한국은 휘발유 값도 ℓ당(주요 도시 주유소 평균) 1455원으로 터키(1732원)에 이어 두 번째로 비쌌다.
그러나 버스 요금(시내버스 기준·900원)은 미국(1884원) 일본(1630원) 독일(1512원) 등의 절반 수준(7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쌀 1kg당 가격(대형마트 판매품 평균값)은 2700원으로 일본(3708원) 벨기에(3529원) 브라질(2946원)에 이어 4위를 차지했으며 포도(칠레산 기준)는 500g에 3179원으로 필리핀(5037원) 베네수엘라(3935원) 중국(3652원)의 뒤를 이었다.
오렌지 주스 1ℓ(델몬트 기준)는 2180원으로 5위,프라이드치킨(KFC 제품) 4조각은 7600원으로 3위 수준이었다.
소시모는 미국 헤리티지재단이 선정하는 국별 개방도 지수에 근거해 미국 영국 홍콩 등 고도로 개방된 3개국과 일본 독일 등 대부분 시장이 개방된 10개국,인도 러시아 등 개방이 미흡한 14개국,미얀마 베네수엘라 등 시장 억압형 국가 2개국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