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는 언제 올까.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 네트워크에 연결해 업무를 보고 일상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유비쿼터스 컴퓨팅.15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센터에서 폐막된 '세계 컴퓨터 과학자 서울대회'의 마지막 토론 주제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이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은 생소한 게 아니다.

사람이 들어오면 저절로 켜지는 전등,히터나 스토브의 자동 온도조절기 등 센서가 들어가 있는 제품 등 이미 상용화된 것도 있다.

메신저와 휴대폰이 연동되는 컨버전스(convergence) 서비스도 한 종류다.

하지만 미래의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이런 것과 차원이 다르다.

장소,시간,단말기 종류에 구애받지 않는 기술과 인간 생활 구석구석을 연결할 때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완성된다.

여기에는 모바일 컴퓨팅과 전자태그(RFID),유비쿼터스 센서네트워크(USN) 등이 완벽해야 한다.

컴퓨터 과학자들이 유비쿼터스 컴퓨팅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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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

배럿 R. 브라이언트 교수 (미국 앨라배마 버밍햄 대학)
쉭 이크발 아하메드 교수 (미국 위스콘신 마킷 대학)
일리아스 미켈라리아스 조교 (독일 베를린 프라이 대학)
에릭 옹 교수 (미국 댈러스 텍사스 대학)
사회 : 신승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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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요즘 모든 것에 유비쿼터스란 말이 붙습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의미가 무엇인지 정확히 짚고 넘어갑시다.

◆아하메드=유비쿼터스 컴퓨팅은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의 행동양식에 큰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기술적 개념을 넘어선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모든 기기를 언제든지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는 말과도 상통합니다.

◆옹=유비쿼터스 컴퓨팅은 고정된 인프라를 말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현재 특정 환경에서 돌아가고 있는 시스템을 다른 곳에서도 할 수 있게 만드는 거죠.

◆브라이언트=저는 분산된 정보를 취합하는 소프트웨어와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하드웨어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이뤄져서 종합적인 시스템이 되는 것을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라고 봅니다.

♥사회=말이 좀 어려운데요.

예를 좀 들어주신다면.

◆브라이언트=예를 들면 노키아에서는 직장 내에서 사용하는 그룹웨어(업무시스템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를 외부에서 휴대폰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다양한 도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메신저를 통한 대화나 중요한 이메일이 자신의 데스크톱 컴퓨터에 들어올 때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로 바로 전송된다면 편하겠죠.이처럼 메신저와 이메일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응용 소프트웨어)이 데스크톱 컴퓨터뿐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기기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것이 바로 유비쿼터스 컴퓨팅입니다.

◆사회=그럼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 어떤 절차가 필요합니까.



◆아하메드=여러 가지가 고려돼야 합니다.

우선 어떤 정보를 만들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정보의 가치를 판단해 어떻게 가공해야 할지를 정하는 거죠.좋은 예로 구글은 지리정보를 '구글맵'이라는 킬러 애플리케이션(핵심적인 응용 소프트웨어)으로 바꿔내 컴퓨터 사용자뿐 아니라 운전자,여행자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그 정보를 어떻게 적용해서 유비쿼터스하게 만들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모바일 기기의 성능과 크기도 중요하죠.

◆옹=요즘은 메모리가 크기는 작아지고 성능은 높아져 어떤 기기에든 탑재하기가 쉬워졌습니다.

가장 중요한 이슈는 모바일 기기에 탑재하는 배터리의 성능입니다.

배터리가 작아지고 수명이 길어지지 않으면 유비쿼터스 컴퓨팅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사회=맞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편리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느냐가 중요하죠.한국에서는 와이브로(휴대인터넷)가 상용화됐지만 널리 보급되려면 가격문제뿐 아니라 노트북 등 와이브로 단말기의 배터리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할 것 같습니다.

◆미켈라리아스=센서 기술도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중요한 기술 중 하나입니다.

센서 기술을 통해 모바일 기기가 사회 모든 곳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죠.U시티(유비쿼터스 시티)에서 유비쿼터스 센서네트워크(USN)라 불리는 기술이 대표적이죠.독일에서는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걸어나가기만 하면 카드에서 돈이 알아서 빠져나갑니다.

◆사회=U시티의 모습은 어느 정도까지 구체화돼 있습니까.

◆아하메드=아직은 물류,공공 서비스,의료 등 부문별로 기초적인 기술을 테스트하거나 상용화를 준비 중인 초보적인 단계입니다.

RFID와 USN이 보다 정교하게 구축되고 PDA,휴대폰 등과 연계한 기술이 활성화된다면 U시티의 모습이 본격적으로 드러날 겁니다.

◆사회=한때 뉴저지주는 모든 렌터카에 센서를 붙이는 것을 검토한 적이 있습니다.

79마일(시속 약 126km) 이상으로 달리면 이를 인식해 운전자에게 벌금을 물리기 위해섭니다.

물론 실제로 하진 않았죠.

◆미켈라리아스=영국에서도 2,3년 전에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패턴을 분석한 결과 운전 습관이 안 좋다면 보험료 산정에서 계약자는 불이익을 받습니다.

보험에 가입하려면 보험 계약자는 6개월 동안 자동차에 칩을 붙여 놓고 다녀야 하지요.

보험사는 이 패턴을 분석한 후 보험료를 결정합니다.

◆사회=유비쿼터스 기술이 사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네요.

◆옹=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합니다.

보안과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유비쿼터스 환경은 의미가 없습니다.

모바일 기기나 센서 네트워크에서 보안 이슈가 엄청나게 쏟아질 겁니다.

보안 시스템이 지금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복잡하게 진화할 겁니다.

◆사회=유비쿼터스 컴퓨팅에 대한 각국의 정책이나 기술 동향은 어떤가요.

◆미켈라리아스=인텔,IBM,모토로라 등이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토로라와 인텔은 모든 기기를 집에서 조종할 수 있게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유비쿼터스 컴퓨팅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연구개발을 해도 산업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산업 전반과 관련되는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합니다.

◆브라이언트=연구를 지원할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미국 국방부에서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에 관한 연구를 국가적 인프라로 만드는 작업을 구상 중이고 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국가과학재단)에서도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특별취재팀=고기완 차장(팀장)/이해성/김보라/안상미/이미아/

정호진/성선화/박민제/황경남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