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일인) 올해 6월1일 이전에 보유주택을 처분하는 등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기 위해" 주택 보유세를 직접 설명하게 됐다고 말했다.

'종합부동산세를 낼 능력이 없는 사람은 빨리 집을 팔고 값싼 지역으로 떠나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주려고 재경부 정례브리핑에 참석했다는 얘기다.

권 부총리는 구체적으로 '강남 50평 아파트'를 사례로 들었다.

"공시가격이 21억원 정도인데,15년 이상 거주한 사람이 집을 팔 경우 내야 하는 양도세는 2억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이 정도의 양도세를 물더라도 분당 50평으로 이사하면 상당히 큰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에서 강남으로 옮길 경우에는 양도세를 내고 나면 돈이 부족할 수 있겠지만 비강남권으로 가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 논리다.

이 과정에서 강남권에서 아파트 매물이 나와야 강남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기 때문에 1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를 면제할 수 없다는 논리도 폈다.

고령자에 대한 '예외없는 종부세 부과'도 동일한 맥락에서 나왔다.

권 부총리는 "전용면적 40~50평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시가 15억원 이상의 자산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보유세 완화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층도 세금을 내도록 해야 '강남'에서 떠나갈 것이라는 얘기다.

권 부총리는 "집값이 올라 돈을 벌었으면 응당 세금을 내야 한다"고 말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강남에 종부세를 낼 능력이 있는 부자들만 살라는 얘기다.

취득·등록세에 대해서는 "지난해 대폭 줄였기 때문에 추가적인 경감은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도 분명히 밝혔다.

양도세를 경감하는 방안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이와 함께 1주택 보유자들의 실질적인 세부담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2주택 이상 다주택 보유자가 종부세 납부자의 63.5%,세액 기준으로는 73.4%를 차지한다"며 "종부세로 100만원 이하를 내는 사람이 42.2%이고 이들의 평균부담은 70만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부담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그러나 "올해 새로 종부세 대상이 된 분들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부세 납부자는 지난해 34만1000명에서 올해 50만5000명으로 48% 늘어난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