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가 PDP TV 시장에서 철수하고 LCD TV에 주력하겠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평면 패널 디스플레이 시장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이번 소식으로 LCD가 PDP와의 경쟁에서 더욱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대표주자인 LG필립스LCD는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LG전자와 삼성SDI 등 PDP 업체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15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필립스는 PDP TV 사업에서 철수하고 LCD TV 사업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공급 축소로 올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솔솔 나오는 가운데 이번 소식은 LG필립스LCD에게 호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6일 키움증권 이 정 연구원은 "올해 풀HDTV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LCD TV가 PDP에 비해 월등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 양 측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필립스의 결정은 시장의 판도를 확정지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대형 TV용 패널 생산설비를 보유한 LG필립스LCD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니, 샤프, 도시바 등이 이미 LCD TV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데 필립스까지 가세할 경우, PDP와 LCD를 동시에 취급해온 TV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업황 부진에 시달리던 PDP관련 업체에게는 엎친데 덮친 격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전체 PDP패널 매출 가운데 필립스 비중이 4%를 차지하는 LG전자보다 20%를 차지하는 삼성SDI에 더 부정적인 영향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PDP 사업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동부증권은 "장기 수요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LG전자가 조만간 PDP패널 사업에 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본 파이오니아와 후지쓰히타치플라즈마(FHP)도 PDP 투자를 보류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동부증권은 "마쓰시타만이 향후 PDP 패널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이나 역시 길게보면 LCD 사업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전 10시9분 현재 LG필립스LCD는 전일대비 0.6% 떨어진 3만1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SDI도 0.6% 밀리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5만6700원으로 전일대비 0.7% 오르고 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