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안에 밭고랑 가는 소년이 당신보다 성경을 더 많이 알게 될 것이오."

소수의 성직자들이 독점하고 있던 라틴어 성경을 일상어인 영어로 번역한 16세기 초 영국의 성경 번역자 윌리엄 틴들은 오만한 신학자에 맞서 이렇게 선언했다.

대중을 무지 속에 남겨두고 통제하려던 봉건적 의식의 당대인들,특히 부패한 교회권력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그는 도망자의 삶을 감수하며 성서번역에 매진했다.

'신의 베스트셀러'(브라이언 모너이핸 지음,김영우 옮김,민음in)는 틴들의 일대기를 통해 일상어로 쓰여진 민중성경 탄생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틴들이 번역·출간한 '틴데일 성경'은 오늘날까지도 가장 아름답고 정확한 번역으로 손꼽히는 '킹 제임스 성경'의 바탕이 됐다.

신변의 위협과 경제적 압박,적대자들의 집요한 추적,고문에 못이긴 동료들의 변심과 희생,성경 번역을 완료하지 못한 채 화형대에 서게 된 틴들의 최후 등이 생생하게 전개된다.

536쪽,2만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