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현 교수의 이슈경제학] 개인재무관리와 세기둥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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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얼마 안 되어 퇴직금을 모두 날리는 4대 업종 종사자가 누구인가.
답은 군인 공무원 교사 그리고 은행원이다.
앞의 세 직종이야 돈과 별 상관없이 살았다고 변명이라도 할 수 있겠지만 네 번째는 다르다.
금융전문가들이 불명예스럽게도 4대 업종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아니러니하다.
개인재무관리가 어렵기는 어렵나 보다.
아마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진리를 강조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주위에서 들리는 얘기를 들어보면 꼭 농담만은 아닌 것 같다.
최근 재테크와 개인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큰 몫을 하는 것 같다.
전 생애를 통해서 보면 청소년기는 열심히 공부를 하며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시기이고 교육을 마치면 청년기에 일자리를 찾고 신규소득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신규소득은 퇴직 시점까지 지속된다.
퇴직 이후에도 소득이 있지만 이는 대부분 미리 저축이나 투자를 통해 확보해놓은 소득,즉 과거 소득 중에 일부를 미래로 이연시켜 놓은 소득이다.
소비는 어떠한가.
소득은 나중에 창출되지만 소비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그야말로 우유값,기저귀값부터 소비가 시작되는 것이며 이는 일생 동안 계속된다.
물론 '취업 전 소비'는 대부분 부모가 도와주게 되므로 본인이 책임질 가능성은 작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으면 본인이 책임질 가능성도 크다.
또한 대학 학비를 학자금 대출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조달하는 등 미래 소득을 당겨서 사용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대부분의 경우 사회 진출 후 취업을 하고 본격적으로 소득이 발생한다.
이는 물론 큰 의미가 있다.
본인이 당당한 사회인이 되었다는 의미도 크지만 동시에 이를 가지고 향후 일생 동안 사용할 소득 흐름을 확보해내야 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그림1에서 보듯 소비 흐름을 소득 흐름보다 작게 유지함으로써 면적A로 나타나는 축적자산이 발생하도록 해야 한다.
부모의 유산 등 기타 소득이 가능한 경우도 있겠지만 이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볼 때 결국 본인 책임 하에 축적된 자산(면적A)을 가지고 퇴직 후 소비(면적B)를 책임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결국 개인 자산이 축적되고 운영되는 과정을 전제로 일생을 꿰뚫는 개인재무관리를 해야 할 필요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면적A를 불안하게 만드는 각종 요인이 부각되고 있다.
우선 소득이 발생하는 기간에도 소득이 들쭉날쭉하면서 불안한데 바로 연봉제 계약제 성과급제 등의 제도가 주범이다.
이들 제도는 소득 흐름을 불규칙하게 만들어서 안전한 관리를 힘들게 만든다.
또한 최근 사오정 오륙도라는 단어가 얘기해 주듯 정년이 일러지면서 자산축적 기간이 줄어들고 있다.
그뿐인가.
취업 준비를 하고 일자리를 찾느라 취직 시점이 늦어지면서 면적A는 양쪽으로 줄어들고 있다.
반면 전반적으로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추세를 보이면서 '퇴직 후 소비'의 총합에 해당하는 면적B는 자꾸 늘어나고 있다.
결국 A는 줄어들고 B는 늘어난다는 얘기는 그만큼 개인재무관리가 어려워진다는 얘기가 된다.
자녀의 수는 어떤가.
자녀가 많으면 무리가 크게 가지는 않겠지만 자녀가 하나나 둘 정도일 경우 의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결국 지금 한참 활동을 하는 40,50대들은 본인 스스로 완벽하게 노년을 책임져야 하는 첫 세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에 대해 세 기둥 접근방법(three-pillar approach)을 권유하고 있다.
(뭐 그리 대단한 얘기는 아니다.) 우선 첫째 기둥은 공적연금이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공적연금을 통해 최소한의 소득을 확보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이들 연금은 모두 개혁 대상이다.
적게 내고 많이 받도록 만든 설계구조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상당한 개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를 최소한의 노년 소득 확보 방안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기둥은 기업연금 내지는 퇴직연금이다.
이는 직장에서 책임져주는 노후소득이다.
문제는 회사 자체가 불안해지는 경우이다.
회사가 파산하는 등 불상사가 생기면 그동안 퇴직금 용도로 적립한 자산까지 손상이 가는 수가 있다.
이를 위해 퇴직연금제도는 퇴직금 용도로 사용될 소득을 미리 회사 밖으로 빼내서 외부 금융기관에 위탁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는 받을 돈을 미리 정하고 이에 맞게 적립액수를 조절하는 확정급여형(DB;Defined Benefit)과 적립소득을 정해놓고 나중에 운용 결과에 따라 퇴직연금을 받는 확정기여형(DC;Defined Contribution)이 있다.
세 번째 기둥은 개인연금이다.
이는 정부가 연 300만원까지 세제혜택을 주는 개인연금상품을 포함하여 본인이 직접 노후 준비를 하는 수단을 총칭하는 것으로서 개인의 취향과 실력이 상당 부분 작용하는 영역이다.
프로야구선수는 일생 동안 선수역할을 할 수 없다.
물론 감독을 포함한 지도자의 길을 걸을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모두에게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보면 결국 젊은 시절 한때 열심히 뛰고 이때 발생한 소득으로 나머지 생애 전체를 커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상황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시화되고 있다.
이제 모두 자신이 프로야구선수가 된 것으로 가정하고 일정 기간에 발생하는 소득을 가지고 전 생애를 설계하는 개인재무관리 전문가가 되어야 할 때가 왔다.
A로 B를 커버하는 어려운 작업을 성공적으로 해내야만 즐거운 노후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시립대 교수 chyun@uos.ac.kr
답은 군인 공무원 교사 그리고 은행원이다.
앞의 세 직종이야 돈과 별 상관없이 살았다고 변명이라도 할 수 있겠지만 네 번째는 다르다.
금융전문가들이 불명예스럽게도 4대 업종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아니러니하다.
개인재무관리가 어렵기는 어렵나 보다.
아마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진리를 강조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주위에서 들리는 얘기를 들어보면 꼭 농담만은 아닌 것 같다.
최근 재테크와 개인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큰 몫을 하는 것 같다.
전 생애를 통해서 보면 청소년기는 열심히 공부를 하며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시기이고 교육을 마치면 청년기에 일자리를 찾고 신규소득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신규소득은 퇴직 시점까지 지속된다.
퇴직 이후에도 소득이 있지만 이는 대부분 미리 저축이나 투자를 통해 확보해놓은 소득,즉 과거 소득 중에 일부를 미래로 이연시켜 놓은 소득이다.
소비는 어떠한가.
소득은 나중에 창출되지만 소비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그야말로 우유값,기저귀값부터 소비가 시작되는 것이며 이는 일생 동안 계속된다.
물론 '취업 전 소비'는 대부분 부모가 도와주게 되므로 본인이 책임질 가능성은 작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으면 본인이 책임질 가능성도 크다.
또한 대학 학비를 학자금 대출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조달하는 등 미래 소득을 당겨서 사용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대부분의 경우 사회 진출 후 취업을 하고 본격적으로 소득이 발생한다.
이는 물론 큰 의미가 있다.
본인이 당당한 사회인이 되었다는 의미도 크지만 동시에 이를 가지고 향후 일생 동안 사용할 소득 흐름을 확보해내야 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그림1에서 보듯 소비 흐름을 소득 흐름보다 작게 유지함으로써 면적A로 나타나는 축적자산이 발생하도록 해야 한다.
부모의 유산 등 기타 소득이 가능한 경우도 있겠지만 이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볼 때 결국 본인 책임 하에 축적된 자산(면적A)을 가지고 퇴직 후 소비(면적B)를 책임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결국 개인 자산이 축적되고 운영되는 과정을 전제로 일생을 꿰뚫는 개인재무관리를 해야 할 필요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면적A를 불안하게 만드는 각종 요인이 부각되고 있다.
우선 소득이 발생하는 기간에도 소득이 들쭉날쭉하면서 불안한데 바로 연봉제 계약제 성과급제 등의 제도가 주범이다.
이들 제도는 소득 흐름을 불규칙하게 만들어서 안전한 관리를 힘들게 만든다.
또한 최근 사오정 오륙도라는 단어가 얘기해 주듯 정년이 일러지면서 자산축적 기간이 줄어들고 있다.
그뿐인가.
취업 준비를 하고 일자리를 찾느라 취직 시점이 늦어지면서 면적A는 양쪽으로 줄어들고 있다.
반면 전반적으로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추세를 보이면서 '퇴직 후 소비'의 총합에 해당하는 면적B는 자꾸 늘어나고 있다.
결국 A는 줄어들고 B는 늘어난다는 얘기는 그만큼 개인재무관리가 어려워진다는 얘기가 된다.
자녀의 수는 어떤가.
자녀가 많으면 무리가 크게 가지는 않겠지만 자녀가 하나나 둘 정도일 경우 의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결국 지금 한참 활동을 하는 40,50대들은 본인 스스로 완벽하게 노년을 책임져야 하는 첫 세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에 대해 세 기둥 접근방법(three-pillar approach)을 권유하고 있다.
(뭐 그리 대단한 얘기는 아니다.) 우선 첫째 기둥은 공적연금이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공적연금을 통해 최소한의 소득을 확보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이들 연금은 모두 개혁 대상이다.
적게 내고 많이 받도록 만든 설계구조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상당한 개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를 최소한의 노년 소득 확보 방안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기둥은 기업연금 내지는 퇴직연금이다.
이는 직장에서 책임져주는 노후소득이다.
문제는 회사 자체가 불안해지는 경우이다.
회사가 파산하는 등 불상사가 생기면 그동안 퇴직금 용도로 적립한 자산까지 손상이 가는 수가 있다.
이를 위해 퇴직연금제도는 퇴직금 용도로 사용될 소득을 미리 회사 밖으로 빼내서 외부 금융기관에 위탁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는 받을 돈을 미리 정하고 이에 맞게 적립액수를 조절하는 확정급여형(DB;Defined Benefit)과 적립소득을 정해놓고 나중에 운용 결과에 따라 퇴직연금을 받는 확정기여형(DC;Defined Contribution)이 있다.
세 번째 기둥은 개인연금이다.
이는 정부가 연 300만원까지 세제혜택을 주는 개인연금상품을 포함하여 본인이 직접 노후 준비를 하는 수단을 총칭하는 것으로서 개인의 취향과 실력이 상당 부분 작용하는 영역이다.
프로야구선수는 일생 동안 선수역할을 할 수 없다.
물론 감독을 포함한 지도자의 길을 걸을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모두에게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보면 결국 젊은 시절 한때 열심히 뛰고 이때 발생한 소득으로 나머지 생애 전체를 커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상황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시화되고 있다.
이제 모두 자신이 프로야구선수가 된 것으로 가정하고 일정 기간에 발생하는 소득을 가지고 전 생애를 설계하는 개인재무관리 전문가가 되어야 할 때가 왔다.
A로 B를 커버하는 어려운 작업을 성공적으로 해내야만 즐거운 노후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시립대 교수 chyun@uo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