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펑자동차 그룹은 중국 3위의 자동차 업체로 2005년부터 내부관리 강화와 부품 국산화율 제고로 본격적으로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다.

올해 예상 EPS(주당순이익) 0.046달러에 중국 자동차업계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16.6배를 적용해 매수 의견과 0.764달러의 목표가를 제시한다.

' 신영증권이 최근 발간한 중국기업 분석 보고서의 한 대목이다.

국내 증권사가 해외 상장기업에 대해 투자의견까지 제시하며 상세한 보고서를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최근 증권사들이 해외시장 분석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 증시 투자자들도 해외 시장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중국발 긴축 우려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국내 증시 폭락 사태는 글로벌 증시와 국내 증시 간 깊은 상관관계를 다시 한번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해외분석 강화하는 증권사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 분석에 어느 때보다 열을 올리고 있다.

신영증권은 최근 중국 동포 출신인 이기용 연구원을 채용해 중국 기업 분석에 나서고 있다.

올초에는 리서치센터 연구원 모두가 중국 상하이 탐방을 다녀오기도 했다.

유통 음식료 등 비교적 해외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업종 담당 연구원도 예외가 아니었다.

국내 기업 분석을 정확히 하기 위해서도 해외 해당 업종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우증권도 해외 시장에 대한 분석을 강화했다.

대우증권은 주,월,분기별로 해외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시한다.

매주 월요일에 해외 증시 동향을 전반적으로 해석한 자료를 내며 월별로는 아시아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을,분기별로는 중국 시장을 조망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최근 리서치센터에 5명으로 구성된 글로벌 리서치팀을 새로 신설했다.

현재 주간 단위로 중국 일본을 포함해 아시아 시장 시황 정보를 알려준다.

조만간 미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 시장에 대해서도 월간 단위로 시황 자료를 낼 예정이다.

SK증권과 대신증권 등은 투자자들에게 데일리 리포트를 통해 해외시장 뉴스나 관련 정보를 매일 서비스한다.

대신증권은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수석연구원이 '중국경제와 BRICs 투자정보'를 내고 있으며 SK증권은 해외 브리프를 통해 시장 동향을 체크한다.

한국증권은 '차이나 콤파스'라는 이름으로 중국과 아시아 지역을 진단하는 월간 보고서를 발간 중이다.

해외 제휴 증권사나 운용사를 통해 현지 정보를 전달해주는 곳도 적지 않다.

대한투자증권은 피델리티 등 해외 운용사의 관련 보고서를 받아 기관투자가들에 제공 중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중국 신은만국증권이 작성한 시황 및 기업 분석 보고서를,한화증권은 하이퉁증권의 리포트를 각각 번역해 서비스한다.

이 밖에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해외시장 담당 인력을 뽑아 조만간 관련 정보를 정기적으로 전달할 방침이다.

키움증권은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담당 인원을 중심으로 3~4명가량을 뽑을 계획이다.

◆해외를 보면 국내 증시가 보인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해외 분석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해외 펀드나 직접 투자 수요가 늘면서 투자자들의 정보 수요 또한 커졌기 때문이다.

판매사의 설명에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한 해외 시장 정보를 스스로 습득하고 분석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분석력이 약한 중국 증권사들의 보고서보다는 국내 증권사나 글로벌 투자은행의 보고서가 더 믿을 만하다고 지적한다.

국내 상장사들의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도 해외 시장이나 업황 동향이 중요한 고려사안이다.

신영증권 조용준 센터장은 "국내 투자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해외 정보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며 "앞으로 국내외 경쟁사 동향에 대한 공동 분석보고서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이 최근 대만 반도체업체인 난야의 배당성향과 설비투자 동향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은 것과 동부증권이 대만 시장의 마더보드 및 노트북PC 출하 동향 보고서를 내놓은 것도 이를 통해 국내 IT(정보기술) 업체들의 업황 전망을 가늠해보기 위해서라는 얘기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