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정치인들이 막바지로 접어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참으로 무책임하고 한심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한·미 FTA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던 국회의원 38명은 16일 "국익을 훼손하는 졸속 협상"을 이유로 중단을 촉구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까지 가세했다고 하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아직도 진행 중인 FTA협상에 대해 도대체 무엇이 국익을 훼손하는 것이고,또 어떤 것이 무리한 졸속 협상이라고 단정짓고 있는 것인지 당사자들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세계 각국이 FTA를 통해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것은 일반적 추세다.

그런데도 FTA를 반대하는 것은 우물안 개구리식 사고방식이고, 도약(跳躍)을 포기하자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

또 '대폭 양보''밀실에서 독단적인 진행'이라는 비판도 그렇다. 국가 간 협상을 진행하면서 모든 것을 까발리고 무슨 수로 성공을 거둘 것인가.

국회보고나 동의조차 구하지 않아 '국회권능을 무시한다'는 주장도 억지다.

국회특위가 가동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 아닌가.

'국민이 너무 분열돼있고 국민과 국회가 쟁점이 어떻게 돼가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란 주장도 마찬가지다.

어떤 정책이든 논란(論難)은 있을 수밖에 없다.

그것이 어찌 국론 분열인가.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은 스스로 알려고 하지 않았거나 트집에 불과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우리가 정말 걱정하는 것은 정치적 계산에 의한 '반대'주장이다.

이거야 말로 국론을 분열시키고,편가르기를 통해 혼란을 부추길 것은 너무도 뻔한 일이다.

나라를 걱정하는 정치인들이라면 좀 더 신중히 처신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