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 정부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대니얼 글레이저 금융범죄담당 재무부 부차관보를 마카오로 긴급 파견한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17일 텡린셍 마카오 금융관리국 주석 등을 만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를 돈세탁 은행으로 지정한 재무부 조치에 대해 이해를 구하는 한편 북한 자금 동결이 해제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사실상 BDA를 희생시킨 미국 결정에 강력 반발하고있다.

스탠리 아우 BDA 회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고객이나 예치금이 돈세탁이나 범죄행위에 개입돼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고 법적 대응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BDA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6자회담과 실무그룹 회의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경고,미국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은 "미 재무부는 BDA에 책임있는 경영과 오너십이 보장된다면 미 금융권과의 거래 금지 결정을 철회할 수 있다는 방침"이라고 보도,글레이저 부차관보가 어떤 중재역을 할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남북한과 미·일·중·러 6개국은 주중 러시아 대사관에서 이틀째 북핵 실무회의를 가졌다.

정부 당국자는 "동북아에 평화 안보 체제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장기적인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다자 안보 대화에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이 다자 안보에 대해 학습과정에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측 대표인 정태양 미국국 부국장은 "조선도 조·미관계,조·일관계 정상화를 통해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6개국은 6차 6자 본회담에 앞서 17,18일 양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주제로 실무회의를 열어 핵심 과제인 북한의 핵포기 절차를 논의한다.

이와 관련,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신고하기 전에 고농축우라늄(HEU) 이슈가 규명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사무총장은 이날 6자회담 수석대표들과 조찬을 갖고 IAEA가 이르면 이달 말 이사회를 소집,4월13일이 시한인 북한의 핵시설 폐쇄·봉인 작업을 감시하기 위한 사찰단 구성과 운영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