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쇼크에서 벗어나는가 싶더니 이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골칫거리다.

부실 규모가 전체 대출시장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과,부동산시장 경착륙을 초래해 경기침체를 유발할 것이란 견해가 혼재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미국경제 금융 메커니즘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점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부동산 버블을 막으려고 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00년 당시 6.5% 수준의 기준금리를 2003년 1%까지 끌어내렸다.

당연히 30년 고정 모기지금리도 하락해 부동산 활황을 이끌었다.

하지만 2004년 6월부터 흐름이 바뀌어 이후 2년 동안 기준금리는 4.25%포인트나 인상됐다.

부동산값 상승이 허용치를 넘고 있다는 FRB의 판단이 배경이다.

금리인상은 부동산 경기 조정을 불러왔고 급기야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졌다.

이제 금리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가 관심이다.

갚을 돈이 많아진 반면 집값은 떨어지는 상황이라면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버블 관리를 넘어 경기 경착륙을 초래할 수 있다.

금리를 인하하는 것도 마땅치 않다.

달러화가 약세여서 금리인하는 달러 가치폭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 증시가 잠시 반등한다고 해서 서브프라임 부실 문제가 해소되는 국면으로 단정짓기 어렵다.

잠재부실이 현실화되거나 부동산 경기가 연착륙에 실패할 경우 증시는 지금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다.

이번 주 증시 움직임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분기 주택착공건수가 발표되고 일본 중앙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미국 FOMC회의가 잇따라 열린다.

BOJ는 지난달 금리인상 이후 당분간 추가 인상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도 금리조정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신호를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금리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이라 경우에 따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이슈가 재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여건이 녹녹치 않지만 큰 맥락에서 우리 증시는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장기 상승 추세대에 머물며 바닥을 다지는 정상적인 궤적을 그리고 있다.

다만 슬금슬금 오르다 이내 폭락세가 나타나는 변덕 탓에 수익률 관리가 매우 어렵다.

실적개선과 저가매력이 있는 종목위주의 대응이 바람직하다.

<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