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소매업, 영림업(營林業), 철물제조업, 전기공사업, 주차장운영업, 피혁관련 제품의 제조.가공.판매업...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급변하는 사업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올해 들어 기존의 사업목적에서 삭제한다고 밝힌 분야들이다.

1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사업목적 삭제를 공시한 코스닥기업은 모두 32개사로 이들이 접은 사업은 변화무쌍하게 바뀌고 있는 우리 산업의 면면을 잘 드러내고 있다.

낙농제품 업체인 매일유업은 지난달 공시를 통해 사업목적에서 담배소매업을 빼고 대신 음식점업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통신기기 및 방송장비 제조업체에서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닛시엔터테인먼트도 지난 8일 화장품 유통업, 버너 도소매업, 유료직업 소개업 등 모두 9개 부문을 사업목적에서 삭제한다고 공시했다.

여행사인 자유투어는 현재 영위하는 사업영역과 사실상 무관한 식품.음료 도소매업, 전기.전자.통신 제조 및 판매업 등 14개 부문을 접는다고 선언했고, 건설 및 레미콘.아스콘 업체인 유진기업은 70~80년대나 했을 법한 영림업을 사업목적에서 뺐다.

방송수신기 등 방송.음향 기기 관련 업체인 휴맥스는 주차장 운영업과 부동산 임대업을 사업목적에서 제외했으며 게임업체로 자리 잡은 네오위즈는 일반 여행업, 여론조사 및 리서치업 등 총 무려 33개 분야를 사업을 삭제했다.

이 밖에도 기계 제조업체인 제일엔테크와 경기 및 오락 스포츠 업체인 에머스퍼시픽은 피혁 및 피혁관련 제조.가공.유통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오엘케이, 세종로봇, 파루, 에이치앤티 C&S디펜스 등 44개 코스닥 기업이 에너지 및 환경 관련 부문을 사업목적에 추가해 이 분야가 최근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신종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엠피오, 예당, 모티스 등 33개 기업은 연예 매니지먼트업, 방송 프로그램 제작업, 공연기획 및 제작업 등 문화.레저 산업에 손을 대겠다고 선언해 이 분야 역시 유망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밖에 부동산업(34개사), 유통업(32개사), 교육(16개사) 등의 분야도 다수의 기업들이 사업목적에 추가해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한 급격한 산업재편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사정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도 비슷해 이 기간 동원산업, KG케미칼, 현대건설 등이 에너지나 자원탐사업을 사업 아이템에 추가하고 한창은 섬유 및 의복류를, 고려제강은 수산업.조림업.축산업 등을 각각 사업목적에서 삭제하는 등 총 128개사가 사업목적 변경을 공시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기업들이 사업목적에 열거한 업종을 전부 영위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새로 추가하거나 삭제하는 것을 보면 어떤 분야가 뜨고 지는 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며 "큰 틀에서 보면 전통적인 농수축산업, 제조업이 쇠퇴하고 에너지, 환경, 문화, 서비스업 등이 부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택형.윤선희 기자 apex2000@yna.co.kr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