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경(32), 임관혁(33)씨 부부는 지난 주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딸아이와 부모님을 모시고 상암 월드컵 경기장 근처 하늘공원으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딸의 귀여운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은 이 부부는 요즘 동영상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다.

평소 인터넷에 귀여운 딸의 사진을 올리며 육아일기를 대신해오던 조씨가 최근엔 동영상도 업로드하며 가족들과의 시간을 동영상으로 남겨놓는 일이 늘어났다.

조씨처럼 평범한 주부가 가족 영상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미니홈피나, 포털 사이트 등에 올리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동영상 편집기나 인터넷의 UCC 서비스들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만들어졌다.

우리 가족의 봄 나들이 풍경을 동영상으로 남길 수 있는 나만의 UCC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 일단 찍고 보자

이해를 돕기 위해 주부 김민자(38)씨가 '셀프 뮤직비디오 만들기'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대로 담아봤다.

난생 처음으로 동영상을 편집해 본다는 그녀는 지난 달에 다녀온 가족 나들이를 주제로 뮤직비디오 만들기에 돌입했다.

먼저 나만의 UCC 동영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부터 챙겨보자.

동영상 촬영용 디지털 캠코더가 있다면 가장 좋지만 최근 출시된 디지털카메라나 휴대폰에는 사진 뿐 아니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기능이 대부분 장착돼 있다.

동영상 촬영 기능을 선택한 상태에서 셔터를 누르면 뷰파인더에 담은 영상이 그대로 동영상 파일로 저장된다.

봄나들이 동영상을 찍을 경우에는 아침에 도시락을 준비하는 장면, 나들이 옷을 입고 집을 나서는 장면, 차창밖으로 보이는 화면, 나들이 장소에서의 주요한 풍경과 가족이 주고받는 감상, 돌아오는 길 등 나들이의 주요한 행적을 1∼3분 단위로 짧게 찍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나들이 가서 찍은 동영상도 가족들의 표정, 단체로 있는 모습, 주변 자연 경관, 예쁘게 피어 오른 봄 꽃 등 다양한 장면들이 담겨 있을수록 편집하기는 더욱 쉬워진다.

짧은 간격으로 다양한 모습을 담는 것, 그리고 사람들의 생생한 멘트와 순간적인 장면을 열심히 포착하는 것이 UCC동영상의 핵심이다.

# 동영상을 뮤직비디오로…

동영상 촬영이 끝났다면 그 다음에 필요한 것은 음악이다.

어떤 음악을 선곡하느냐에 따라 영상에 대한 느낌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봄 나들이와 같이 신나고 발랄한 주제에는 그에 상응하는 노래들이 어울린다.

김씨는 컴퓨터에 마이크를 연결하고 아들의 피아노 연주곡 비발비의 '사계'를 녹음했다.

mp3 파일 형태의 가요나 연주곡 등은 저작권 침해의 소지가 있어 직접 녹음한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음악까지 선곡하고 나면 이제 직접 인터넷에 올리는 일이 남았다.

어도비 프리미어 시리즈와 같은 전문적인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에서 싸이월드의 '스튜디오 V 1.5', 야후의 '야미'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동영상 프로그램 중 자기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인의 경우는 전문적인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보다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물론 전문적인 편집 프로그램보다 다양한 연출 측면에서 기능이 떨어질 수는 있지만 훨씬 사용하기 간편하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에게 적합하다.

동영상을 올리기 전에 한 가지 주의할 점. 텔레비전에서 본 것 같은 고난이도의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이 모든 과정을 즐기는 창의적이고 가벼운 마음이 마지막으로 필요하다.

# 편집프로그램 도움받기

김씨의 경우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 스튜디오 V1.5를 이용해 동영상 편집을 시도했다.

먼저 다운로드 받은 '싸이월드 스튜디오'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고 촬영해 온 동영상을 편집프로그램으로 불러낸다.

불러낸 화면은 싸이월드 스튜디오의 가장 상단에 배치된다.

이 곳은 동영상 제작에 쓰일 파일들이 임시로 저장되는 공간으로써 동영상 제작을 위해서는 반드시 선택한 이미지/동영상 파일을 스토리보드나 타임라인에 배치해야 한다.

따라서 이렇게 불러낸 동영상 파일은 스튜디오 가장 하단에 위치한 타임라인 위에 드래그해 올려 놓으면 된다.

그 다음엔 타임라인 위에 올려진 영상을 자르고 붙일 차례다.

시간 순서에 따를 것인지, 인물별로 나눌 것인지 등 테마를 먼저 기획해야 한다.

김씨는 봄나들이 동영상이라는 점을 고려해 시간 순서에 따라 출발 전 준비모습부터 여행 중 재밌는 에피소드들,돌아올 때까지의 여행 내용을 이어붙였다.

아마추어들이 찍은 동영상이 지루한 이유는 똑같은 화면이 계속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영상효과'는 타임라인에 배치된 파일에 특정한 화면효과를 주는 기능으로 영상과 영상 사이에 효과를 주어 화면의 밝기 뿐 아니라 느리게도 빠르게도 만들 수 있다.

# 나도 PD가 되어볼까

이제 동영상의 제목과 제작진, 감독의 이름을 써 넣으면 된다.

싸이월드 스튜디오의 전체 화면 중 왼쪽 메뉴에 '텍스트 효과'란 메뉴를 클릭하면 된다.

음악 삽입 방법은 간단하다.

싸이월드 스튜디오 전체 화면 왼쪽 메뉴판의 '사운드효과'를 클릭한 뒤 제작할 동영상에 넣을 소리를 녹음하면 되는데 피아노 연주를 녹음해 배경음악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목소리도 녹음할 수 있다.

이제 마지막 단계만이 남았다.

지금까지 작업한 내용을 저장하는 것.이렇게 만들어진 영상은 WAV, AVI 등 다양한 파일로 저장할 수 있다.

동영상 제작을 무사히 마친 김민자 씨는 "내가 이렇게 멋진 비디오를 만들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가이드라인 대로만 따라했는데 PD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