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놀빛 받으며
팝콘 하나 굴러갑니다.

무심코
밟으려던
발이 아찔!
허공에 뜹니다.

일당(日當)을
목숨껏 끌고가는
개미님의 귀가길입니다.

서우승 ‘팝콘을 보다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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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당면한 현실은 늘 고달프다.생존을 위해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별나지 않게 그저 먹고 사는 것 만해도 간단치 않다.삶에는 ‘중간’이 없다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어떤 자리에서건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쉽게 무너져 버리는 탓이다. 한 번 궤도에서 이탈했다가 회복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

노을 빛 받으며 팝콘 하나 굴려가는 개미의 안간힘이 눈물겹다.식구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목숨껏 ‘일당’을 끌고 가는 중이다.

피곤에 절은 몸을 이끌고 차창에 흔들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가장의 퇴근길을 닮았다.

이정환 문화부장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