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경고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서민금융사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이 무려 70~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주택대출의 평균 LTV 49.5%에 비해 훨씬 높아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대출 부실 위험이 그만큼 크다.

또 주택담보대출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자영업자의 주택담보대출이 제2금융권 주택대출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5조원가량으로 추정되는 자영업자의 주택담보대출은 사업자금으로 분류돼 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과 관련 리스크 관리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서민층 주택담보대출 LTV 70%

지난 2월 말 현재 저축은행 단위농협· 수협·산림조합 신협 새마을금고 여전사 등 서민금융회사의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44조6000억원에 이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평균 LTV는 70%로 은행보다 20%포인트가량 높다"고 말했다.

이는 은행보다 LTV 규제가 늦게 도입된 데다 은행에 비해 아직도 높은 LTV 한도를 적용하고 있는 탓이다.

투기지역 아파트에선 은행보다 10%포인트 높은 50%를,투기과열지구 아파트에 대해서는 금액에 상관없이 70%의 LTV 비율을 적용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제외한 단위농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은 아직 LTV 통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저축은행보다는 낮지만 은행보다 높은 60~7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단위농협 신협 등도 아파트에 대해 최대 70%의 LTV를 적용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 15조원

자영업자들이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주택담보대출은 LTV 및 DTI 예외적용을 받는다.

주택구입자금이 아니라 사업자금을 위한 것인 만큼 기업대출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아파트 담보의 경우 80%까지 해주고 있으며 저축은행은 85%까지 취급하고 있다.

이 같은 자영업자 주택대출 규모는 은행별로 2조~3조원에 달해 은행권 전체로 10조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저축은행의 자영업자 주택대출도 3조원을 넘는다.

금융권 전체로 1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 주택대출은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위험뿐만 아니라 경기변동 위험도 함께 갖고 있다"고 밝혔다.

가계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리스크 노출정도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시장과 금리가 변수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침체 및 금리상승에 따른 리스크 징후 주택담보대출은 제2금융권 주택대출 44조6000억원과 자영업자의 사업자금용 주택대출 15조원,여기에 정확한 통계가 잡히지 않는 대부업체 주택대출까지 포함하면 60조원을 웃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제2금융권 주택대출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부실충격을 몰고 온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유사하다"며 "향후 금리상승,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가계부실이 닥치면 제2금융권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거래가 위축되거나 금리가 크게 올라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저(低)신용자들이 속출할 경우 제2금융권이 대규모 부실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과 마찬가지로 제2금융권도 담보가치만 따지지 말고 DTI 등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을 기준으로 한 대출심사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