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네트워크의 권성문 회장이 실질적 대주주로 있는 아이원 창업투자회사가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대표 윤철규·자본금 50억원)의 지분 25%를 매입,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5년 하나은행의 K옥션 투자와 지난해 우리은행 굿모닝신한증권 등의 아트펀드 설정에 이어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창업투자회사 자금까지 미술계에 유입된 것은 금융권 '뭉칫돈'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신호로 보여 주목된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아이원 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2~3차례에 걸쳐 서울옥션 지분 25%를 확보해 놓은 상태로 늦어도 내년 중 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아직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에 상장된 미술 관련 회사는 없으나 일본에서는 신와아트옥션회사가 2002년 오사카 증권거래소에 등록돼 주당 19만8000엔(16일 종가)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옥션은 1998년 설립된 후 연평균 10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8년 연속 흑자를 달성한 미술품 경매 전문회사다.

지난해 낙찰액을 기준으로 한 매출액은 29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는 미술시장 활황으로 매출이 500억원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옥션은 현재 삼일회계법인과 미국계 컨설팅회사 PW 등을 참여시켜 내년 코스닥 상장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미술품 경매회사의 경우 매출이 거래 수수료에 한정되는 점을 고려해 작품의 낙찰 총액을 매출로 산정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업 공개(IPO)를 준비하는 회사의 경우 코스닥 상장 심사를 청구하고 일반 공모 청약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서울옥션이 조만간 주간사를 선정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술시장의 한 관계자는 "서울옥션이 코스닥에 상장되면 미술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며 "앞으로 4~5년 안에 국내 미술 시장이 1조원 규모로 커지면서 인기 작가들을 중심으로 한 새판 짜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