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현대차 노조위원장의 선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현대자동차 새 노조위원장에 강경파로 알려진 '민투위'소속 이상욱씨가 당선됐다.
그는 9대(2000년)와 11대(2004~2005년) 위원장을 거쳐 사상 첫 3선에 오른 인물이다.
강성이지만 협상 경험도 풍부하고 조직 내에서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어 일부에선 현대차 노조에 긍정적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2004년 임단협 때 '굵고 짧게'라는 구호 아래 5일 만에 파업을 끝낸 적이 있다.
피해액도 2000년대 들어 가장 적은 3966억원에 불과했다.
파업 기간이 너무 짧은 탓에 파업중독증에 걸린 강성 조합원들의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는 소신과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요구사항을 어느 정도 관철시켰기에 파업을 오래 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그의 재등장에 기대를 걸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대차가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받는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
현대차는 1987년 이후 지금까지 파업으로 인해 무려 351일 동안 생산시설을 놀려야 했고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0조851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파업으로 인해 1조4200억원이 날아가 버렸다.
10개가 넘는 현장 계파들은 정치집단으로 변질돼 서로 주도권 싸움을 벌이며 생산분위기를 해치고 있다.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정치성 파업에는 한 번도 안 빠지고 투쟁의 선봉에 선다.
목표달성을 하지 못했는데도 노조는 추가 성과급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기도 한다.
여기에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바탕으로 노조간부들은 채용과 이권개입 등 갖가지 비리에 발을 담그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이니 현대자동차가 제대로 굴러간다면 그게 이상한 노릇이다.
노조의 막무가내식 파업은 국민적 저항을 받기 시작했다.
"노조 꼴보기 싫어 현대차 안 탄다"는 시민들이 부쩍 늘고 있다.
노동권력을 통해 제몫만 챙기는 노조의 집단이기주의를 눈뜨고 못봐주겠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환율하락과 매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대차의 경영난이 노조의 파업으로 더욱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밖으로 눈을 돌려보면 현대차의 위기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일본자동차업체는 저만치 앞서 질주하고 있고 중국차는 턱밑까지 쫓아오고 있다.
세계최대 강성노조로 꼽히던 포드 GM 등도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포드는 이미 임금 삭감과 아웃소싱 등 회사 측 요구를 수용하도록 노조원 설득에 나섰다.
"직원 1명당 수만달러에 달하는 시간외 근무수당을 삭감하자는 회사 측 제안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포드 노조 위원장의 각성은 남의 얘기가 아니다.
소잃고 외양간 고쳐본들 아무 소용없다.
이 위원장에게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다.
무엇보다 합리적 노동운동을 정착시켜 잃어버린 국민적 신뢰를 되찾는 일이 급선무다.
그러기 위해선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강경파들의 목소리를 제어하고 여러 계파의 분산된 힘을 한 데 묶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명확한 운동방향을 잃은 채 강경파의 흔들기에 떼밀려 다닌다면 국민들은 현대차에 등을 돌릴 것이다.
이 위원장도 당선 직후 "정치파업에 대한 국민과 노조원의 비판적 인식을 따갑게 받아들인다"고 말해 무분별한 파업은 어느 정도 삼가할 뜻을 내비쳤다.
산별체제로 전환한 후 첫교섭을 벌이는 올해,이 위원장이 한국의 노동운동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기를 기대해 본다.
윤기설 노동전문 기자 upyks@hankyung.com
그는 9대(2000년)와 11대(2004~2005년) 위원장을 거쳐 사상 첫 3선에 오른 인물이다.
강성이지만 협상 경험도 풍부하고 조직 내에서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어 일부에선 현대차 노조에 긍정적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2004년 임단협 때 '굵고 짧게'라는 구호 아래 5일 만에 파업을 끝낸 적이 있다.
피해액도 2000년대 들어 가장 적은 3966억원에 불과했다.
파업 기간이 너무 짧은 탓에 파업중독증에 걸린 강성 조합원들의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는 소신과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요구사항을 어느 정도 관철시켰기에 파업을 오래 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그의 재등장에 기대를 걸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대차가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받는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
현대차는 1987년 이후 지금까지 파업으로 인해 무려 351일 동안 생산시설을 놀려야 했고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0조851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파업으로 인해 1조4200억원이 날아가 버렸다.
10개가 넘는 현장 계파들은 정치집단으로 변질돼 서로 주도권 싸움을 벌이며 생산분위기를 해치고 있다.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정치성 파업에는 한 번도 안 빠지고 투쟁의 선봉에 선다.
목표달성을 하지 못했는데도 노조는 추가 성과급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기도 한다.
여기에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바탕으로 노조간부들은 채용과 이권개입 등 갖가지 비리에 발을 담그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이니 현대자동차가 제대로 굴러간다면 그게 이상한 노릇이다.
노조의 막무가내식 파업은 국민적 저항을 받기 시작했다.
"노조 꼴보기 싫어 현대차 안 탄다"는 시민들이 부쩍 늘고 있다.
노동권력을 통해 제몫만 챙기는 노조의 집단이기주의를 눈뜨고 못봐주겠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환율하락과 매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대차의 경영난이 노조의 파업으로 더욱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밖으로 눈을 돌려보면 현대차의 위기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일본자동차업체는 저만치 앞서 질주하고 있고 중국차는 턱밑까지 쫓아오고 있다.
세계최대 강성노조로 꼽히던 포드 GM 등도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포드는 이미 임금 삭감과 아웃소싱 등 회사 측 요구를 수용하도록 노조원 설득에 나섰다.
"직원 1명당 수만달러에 달하는 시간외 근무수당을 삭감하자는 회사 측 제안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포드 노조 위원장의 각성은 남의 얘기가 아니다.
소잃고 외양간 고쳐본들 아무 소용없다.
이 위원장에게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다.
무엇보다 합리적 노동운동을 정착시켜 잃어버린 국민적 신뢰를 되찾는 일이 급선무다.
그러기 위해선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강경파들의 목소리를 제어하고 여러 계파의 분산된 힘을 한 데 묶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명확한 운동방향을 잃은 채 강경파의 흔들기에 떼밀려 다닌다면 국민들은 현대차에 등을 돌릴 것이다.
이 위원장도 당선 직후 "정치파업에 대한 국민과 노조원의 비판적 인식을 따갑게 받아들인다"고 말해 무분별한 파업은 어느 정도 삼가할 뜻을 내비쳤다.
산별체제로 전환한 후 첫교섭을 벌이는 올해,이 위원장이 한국의 노동운동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기를 기대해 본다.
윤기설 노동전문 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