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컴퓨터 게이머들의 축제인 '월드 사이버 게임즈(WCG) 2007 삼성 유로챔피언십' 유럽지역 예선이 18일 독일 하노버에서 끝났다.

올해 대회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 전시회인 세빗(CeBIT) 전시장에서 동시에 열려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모았다.

자국 게임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 전유럽 지역에서 젊은이들이 대거 몰려들기도 했다.

게임주최 측에 따르면 유럽 26개국에서 23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 약 10만명의 유럽 젊은이들이 응원차 행사장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WCG가 없었다면 세빗이 너무 한산할 뻔 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사실 올해 세빗은 세계 최대 정보통신 전시회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평범했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3GSM 세계회의'에 삼성 LG 노키아 등 국내외 주요 정보기술 업체들이 전력투구한 나머지 세빗에 정성을 쏟을 여유가 없었다.

세빗의 이 같은 공백상태를 메운 것이 바로 WCG였다.

세빗 주최 측은 젊은이들이 국경을 넘어올 것이라는 점을 알고 전시장의 명당 자리인 22번홀을 WCG에 배정했다.

또 WCG가 내야 할 전시장 대관료 200만달러도 받지 않았다.

주최 측의 예상대로 22번홀에는 게임대회를 응원하러온 각국 응원단과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심지어 게임 관련 장관이 온 나라도 있었다.

WCG를 주관하는 인터내셔널 사이버마케팅(ICM)의 김형석 대표는 "주최 측이 각종 혜택을 줘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WCG 유럽지역예선은 새삼 WCG의 영향력을 깨닫게 해주었다.

불가리아 대통령이 내년 최종 결선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는 것도 보았다.

불가리아로 유럽 젊은이들이 몰려온다고 생각하면 대통령이 안 나설 수 없다는 얘기다.

대회유치를 위해 인근 호텔료를 반값에 해주겠다는 나라도 한둘이 아니다.

삼성이 만든 WCG는 이제 각국이 유치경쟁을 벌일 만큼 성장했다.

WCG가 탄생한 한국의 부산과 대구가 WCG를 유치하겠다고 하지만 어불성설이다.

WCG주최 측에 큰 혜택을 주지 않는다면 WCG를 한국에 유치할 가능성은 전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노버(독일)=김정은 IT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