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밀려 인터넷 검색 분야에서 크게 뒤처진 마이크로소프트가 텔미네트웍스(Tellme Networks) 인수를 계기로 대반격을 모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유선 인터넷 검색에서 구글에 확실히 밀렸지만 텔미네트웍스 인수를 통해 모바일 검색 분야에서만큼은 강자로 우뚝 서겠다는 전략이다.

텔미네트웍스는 최근 성장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음성인식 분야의 강자다.

일례로 휴대폰 사용자가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를 찾고 있을 경우 텔미네트웍스 서비스 센터로 전화를 걸어 음성으로 요청하면 텔미는 휴대폰으로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 위치를 담은 지도를 보내줘 이용자가 스크린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자체 모바일 기술을 활용해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이번 텔미네트웍스 인수로 이동전화 검색 분야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글은 인터넷에서 강자지만 아직 모바일 시장에서는 입지가 취약하다.

조사 회사인 켈시그룹의 매트 부스 이사는 "마이크로소프트는 텔미 인수를 계기로 모바일 검색 분야에서 더욱 확고한 지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 모바일 검색과 웹 광고 기술을 결합해 일반 이용자들이 공짜로 모바일 검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텔미는 미국 내에서 각종 정보 검색을 목적으로 한 전화 통화량의 절반을 처리하고 있을 만큼 모바일 검색에서 확고한 입지를 점한 회사다.

만약 텔미가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전송할 때 광고를 함께 제공할 경우 공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마이크로소프트와 텔미 간 계약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크레딧스위스의 제이슨 메이나드 애널리스트는 인수 금액이 10억달러 정도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4월쯤 계약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특히 텔미 인수를 통해 모바일 검색뿐만 아니라 고객 관리 서비스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텔미는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페덱스나 도미노 피자, 아메리카 항공의 고객 불만 사항을 접수하고 처리하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는 텔미의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해 오피스 프로그램 사용자가 음성으로 컴퓨터에 명령을 하면 e메일 프로그램인 아웃룩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화상 회의를 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 사업부의 제프 래이크스 사장은 "우리는 소프트웨어의 생산성을 향상시켜주는 근본적인 수단으로 음성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텔미의 음성기술을 활용해서 다양한 메뉴를 조작할 수 있는 양방향 TV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텔미의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도 새 사업 구상 중 하나다.

음성 명령으로 가장 가까운 주유소 등을 찾게 해주는 기술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텔미 관계자는 "당초 전화와 관련한 음성인식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집중해왔는데 이번 M&A를 계기로 전화뿐만 아니라 자동차나 TV, mp3플레이어, PC 등 다양한 분야에 음성인식 기술이 확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