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권에 6~7%대의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고금리 정기예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정기예금들은 모두 지수연동예금(ELD)에 가입할 때만 조건부로 들 수 있는 상품이다.

'복합예금' 형태로만 가입이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6% 확정금리 정기예금은 일종의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미끼'일 뿐 고객 입장에선 '연 3%(ELD 수익률이 0%일 때)+α'를 기대수익률로 보면 된다.

연계지수가 많이 올라 ELD 수익률이 높다면 고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일반 정기예금보다도 낮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ELD+6~7% 정기예금'잇따라

현재 판매 중인 '복합예금'은 대부분 특정지수에 연계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D에 가입하고 가입금액 이내에서 정기예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에 넣을 경우 일반 정기예금보다 높은 연 6~7%대의 특별금리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이 27일까지 판매하는 'KB리더스정기예금 코스피200 7-6호'의 경우 코스피200지수 상승률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D 상품으로 만기시 코스피200지수가 15%까지 상승할 경우 최고 연 15%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가입금액 내에서 KB시니어웰빙정기예금이나 국민수퍼정기예금에 불입할 경우 해당 예금에 대해 연 6.0%의 확정금리를 지급한다.

ELD에 1000만원,정기예금에 1000만원을 나눠 총 2000만원을 가입한 고객이 있다고 하자.만기시점에 코스피200지수가 15% 이내에서 올랐다면 2000만원에 대해 최대 연 10.5%의 고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러나 만기시점의 지수가 가입시점보다 낮다면 ELD의 수익률이 0%(원금은 보장)이기 때문에 정기예금 금리 연 6%를 합쳐도 3%의 수익률밖에 낼 수 없다.

하지만 지수가 연동범위(15%) 넘게 오르면 ELD의 수익률이 4%로 결정되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연 5%의 수익에 만족해야 한다.

실제 올 들어 만기가 돌아온 주요 은행들의 복합예금 상품 수익률을 보면 ELD와 정기예금에 같은 금액을 가입했다고 가정할 경우 △국민은행은 연 2.84~7.01% △우리은행은 연 2.75~6.16% △신한은행은 연 3.4~5.86% 수준에 불과했다.


◆안정성향 고객은 특판예금에 관심을

재테크 전문가들은 복합예금의 경우 기본이 되는 ELD가 기본적으로 지수에 수익률이 연계되는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가입 전에 상품내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조건 함께 가입할 수 있는 정기예금의 금리가 6~7%대로 높다고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은정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특히 복잡한 파생상품구조를 적용해 높은 기대수익률을 제시하는 ELD상품의 경우 그만큼 위험성이 크다는 의미"라며 "겉으로 제시되는 수익률보다는 각 상품의 특징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고객이라면 오히려 5%대의 특판예금에 가입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