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대규모 손실,관리종목 지정,횡령·배임 등 대형 악재가 발생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중소형주 랠리에 편승해 '악재'까지 테마화하면서 투기화 장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대부분 실적이 부진하고 재무구조가 부실한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자본잠식과 액면가 미달 등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에프와이디는 사흘째 상한가 행진을 계속했다.

100만~200만주 수준이던 거래량은 지난 16일 600만주까지 치솟았다.

역시 자본잠식으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높은 아이메카도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종가는 1060원으로 지난 9일 자본잠식 사실을 공시한 이후 2배 가까이 올랐다.

증권선물거래소 측은 아이메카에 대해 주가급등과 관련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13일 대표이사의 대규모 횡령사고가 발생한 이나이더스도 이후 주가가 급등세를 보여 투자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이나이더스는 전·현직 대표 등이 55억원을 횡령했다고 발표했지만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16일에도 10%대의 급등세를 이어갔다.

이날은 자본완전잠식설에 대한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로 거래가 중단됐다.

자본잠식과 대규모 경상손실 등으로 역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높은 튜브픽쳐스도 최근 5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하고 있다.

회사 측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관리종목 지정 여부와 관계가 없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제기된 더히트도 16일에 이어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장을 마쳤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자강도 거래 재개 첫날 8.96% 급등했다.

자강은 경상손실 규모가 2년 연속 자기자본의 50%를 넘어 14일 관리종목에 지정됐었다.

매출액 30억원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한림창투도 거래 재개 후 이틀 연속 주가가 급등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실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면 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겨나 추가 상승을 부추기는 경우가 많다"며 "일부 투자자들의 투기적 투자 행태로 머니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완/고경봉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