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소비자 기반 경제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이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 같은 소비자 신용 위험을 간과한다면 큰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지난주 아시아 금융 시장은 미국의 부동산발(發) 위기가 아시아 수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지만 아시아 내부의 가계 대출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었다"며 "하지만 최근 비우량 개인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아시아 시장도 미국의 모기지 위기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경제는 그동안 소비자 지출이 경제를 지탱해 주는 미국과 달리 주로 수출 위주였기 때문에 소비자 신용 대출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이 소비 진작에 나서면서 신용카드 사용액이 늘어나고 주택담보대출 등 개인 대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WSJ는 이같이 아시아 지역에서 은행들이 앞다퉈 소비자 신용 대출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경험이 부족한 아시아 소비자 대출 시장엔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시아는 현재 주택담보대출 위기에 대처하고 있는 미국의 금융회사처럼 혼란을 처리할 수 있는 체제나 법률적 기반이 없다는 것도 취약점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아시아의 소비자 대출이 전체 대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비교적 낮다는 것.중국 최대 모기지 대출 기관인 중국건설은행의 경우 가계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이며 인도 최대 상업은행인 인도국립은행도 전체 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11%에 불과하다.

그러나 의혹이 많은 대출 정책은 신용 대출 문제를 심각하게 만들 수 있는 위험 요소로 꼽히고 있다.

중국의 경우 금융 당국이 소비자 대출 통계를 공개하지 않아 실제 상황을 파악하기 힘든 상태다.

이와 관련,신화통신은 지난달 "일부 시중 은행의 모기지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30%가 불법적으로 대출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